제주 발칵 뒤집은 ‘빨간 조끼’ 유괴범? 알고 보니 배탈 난 70대 할머니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인공지능을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제주에서 한 여성이 초등학생들에게 접근해 ‘집까지 데려가 달라’고 유인하는 등 유괴 의심 신고가 연이어 경찰에 접수됐으나 조사 결과 실제 유괴 시도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찰청은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미수 의심’ 사례가 유괴 시도와는 관련이 없는 사안으로 조사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8시께 한 여성이 제주시 한 초등학교 인근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초등학생 4명에게 접근해 ‘머리가 아파서 잘 못 걷겠으니 집까지 데려다 달라’며 유인했다.

이 여성은 학생들이 이를 거절하자 욕설을 하며 하얀색 차를 타고 사라졌다. 그는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하고, 노란색 크로스백과 빨간 조끼를 입은 차림이었다.

학생 중 1명이 사건 4일 만인 이날 아침 담임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공론화됐다. 학생은 전날 방송을 통해 유괴 의심 사건 보도를 접했다.

학교 측은 즉시 자녀가 등하교할 때와 학원 수강 후 귀가할 때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학생들에겐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학교 측은 “모르는 사람이 동행을 요구할 때 ‘싫어요’라고 분명히 말하고 즉시 사람이 많은 곳이나 주변 관리사무소, 상가 편의점 등으로 피하기”, “강제로 데려가려 할 때 ‘도와주세요!’라고 큰 소리로 외쳐 주변에 알리기”, “낯선 차량 접근 시 차량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차에 타라는 권유는 단호히 거절하기”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 수칙 지도 사항을 전달했다. 아울러 유사한 사례 발생 시 즉시 경찰 신고 및 학교 전파, 등하교 시간 자녀와의 연락 체계 수시 점검 등을 당부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신고 접수 후 경찰관들을 학교로 보내 조사에 나섰다. 사건 현장 주변에 있는 폐쇄회로(CC)TV 기록도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70대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다 배탈 증세가 있어 넘어진 후 주변에 있던 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에선 지난 19일에도 유사한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다른 한 초등학교에선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에게 한 여성이 접근해 초등학교 위치를 묻고 같이 가달라며 팔을 잡아끌다가 학생이 ‘도와달라’고 소리치자 차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지만,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 등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6일에는 서귀포시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차량에 탄 한 남성이 학생에게 “데려다주겠다”며 접근하는 등 유괴, 납치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한편 경찰은 지난 24일 주변 지역 학교들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해당 학교에 안전지킴이 2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제주도교육청은 경찰에 지역 사회단체 등과 연계해 초등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하고, 학교에 아동 유인·약취 예방을 위한 학생 안전 안내 공문을 보내 안전 수칙과 대응 방법을 교육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