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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를 당한 버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기 평택시 서해안고속도로에서 화물차 바퀴 빠짐 사고로 시외버스 운전기사가 숨진 가운데, 당시 한 승객이 쓰러진 기사 대신 운전대를 잡고 버스를 멈춰 세워 2차 사고를 막은 사실이 알려졌다.
사고는 지난 오후 3시 54분쯤 평택시 포승분기점 인근에서 발생했다. 금천 방향으로 달리던 4.5톤 화물차에서 바퀴가 갑자기 빠져 반대편 차로를 달리던 시외버스 전면 유리를 강타했다.
이 사고로 50대 버스 운전기사가 숨졌고, 승객 7명 중 3명은 파편 등에 의해 경상을 입었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문도균(42)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버스에서 잠을 자던 중 ‘펑’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버스 안이 뿌옇게 변한 상태였다”고 사고 순간을 전했다. 잠에서 깬 그는 큰 사고가 났다는 것을 인지하고 운전석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문씨는 “한 승객이 ‘기사님!’ 하면서 소리치길래 나도 모르게 안전벨트를 풀고 달려가 보니 기사가 뒤로 젖혀진 의자 위에서 미동도 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며 “버스부터 세워야겠다는 생각에 쭈그려 앉아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버스는 중앙분리대를 한 차례 충돌했지만 큰 충격 없이 운행이 가능했다. 문씨는 2차 사고를 피하기 위해 여성 승객의 도움을 받아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들을 확인하며 차로를 변경했고, 결국 버스를 갓길로 안전하게 이동시켰다.
정차 이후에도 긴박한 상황은 이어졌다. 문씨는 승객을 대피시키기 위해 문을 열고자 했으나 버스 문이 가드레일에 막혀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문씨는 승객들에게 “창문을 깨고 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는 사이 여성 승객 2명과 20대 승객 1명이 크게 다친 기사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이후 문씨는 기사가 이미 숨을 쉬지 않는 상황에서 2차 사고가 우려돼 이들을 데리고 함께 탈출했다.
제조업체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문씨는 “안전관리를 업으로 삼고 있어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화물차 운전을 하시는 아버지께서 항상 2차 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조언해 주신 것도 이번 사고 대처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불편할 수 있지만 결국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