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이행위원회 설치 규정 마련
반도체, 의약품, AI 등 훈령에 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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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차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 장관회의 및 비즈니스 포럼’에서 더그 버검 미국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이 면담에 박정성 통상차관보와 강감찬 무역투자실장도 배석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3500억달러(약 52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임시 추진체계를 가동했다. 조선·반도체·에너지·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후보 사업을 검토해 ‘1호 프로젝트’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도 본격화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 협상 실무단은 18일 미국에서 실무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이 유력한 논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17일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1급으로 구성된 대미협상실무단이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이행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18일 워싱턴DC에서 미 상무부와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NEDC) 관계자 등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실무단은 산업부 통상차관보 또는 무역투자실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지난 14∼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장관 및 비즈니스 포럼(IPEM)’ 행사에 참석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동행한 바 있다. 무역투자실장은 원전수출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무역투자실장이 주축으로 실무단이 이뤄질 경우, 원전 수출 관련 협의 가능성이 유력하다.
IPEM 행사에는 우리 측에서는 김 장관이, 미국 측에서는 더그 버검 NEDC 의장 겸 내무부 장관이 각각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정부 고위 인사 외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글렌판 알래스카LNG, 웨스팅하우스, 석유 기업 셰브론, 소형 모듈 원전(SMR) 개발기업인 엑스에너지, GE에서 분리된 에너지 기업 GE 버노바 등의 임원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이 우리나라에 대미투자처로 본인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다각도로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무단 방미에 앞서 정부는 17일 관보에 대통령훈령인 ‘한미 전략적 투자 이행을 위한 임시추진체계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을 게재하고, 이를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미 정부가 서명한 한미 간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대미 투자에 대한 예비 검토와 예비 협의 등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정부는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에 따라 대미 투자 시행을 위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을 위한 준비와 특별법의 하위법령 제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특별법은 공포 후 3개월 경과 후 시행된다. 이 때문에 이번 훈령은 한미전략투자공사 등 공식적인 법적 체계가 출범하기 전 단계에서도 대미 투자 검토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를 두고 예비 검토와 예비 협의를 진행하도록 했다.
이행위원회가 검토하는 대미 투자 분야는 1500억달러 규모로 추진되는 조선 협력 투자와 2000억달러 규모의 그 밖의 대미 투자로 나뉜다.
대미 투자의 경우 반도체를 비롯해 의약품, 핵심광물, 에너지, AI·양자컴퓨팅 등 국가안보·경제상 중요한 산업 분야로 훈령에 적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비롯해 의약품 생산시설, 핵심광물 생산·제련시설 등의 건설, 원자력·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립 및 운영, AI 데이터센터 투자 등에 대한 검토가 구체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윤곽에 대해 정부는 현재 예비 검토가 진행 중이며 확정된 것이 없어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 검토 기준으로 ‘상업적 합리성’을 강조했다.
상업적 합리성이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대미 투자가 그 존속기간 동안 원리금 상환을 위한 충분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산업통상부 소속으로 두는 이행위는 대미 투자 후보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과 조선협력투자의 원활화 방안 등을 검토하기 위해 조사·연구·분석 등을 실시한다.
위원장은 산업부 장관이, 부위원장은 재정경제부 1차관 맡고, 산업부 차관, 외교부 차관, 기획예산처 차관 등이 정부 위원으로 참여한다. 또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한국수출입은행장, 한국산업은행 회장 및 한국투자공사사장도 위원으로 참여하며 민간 전문가도 위원장이 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했다.
이행위는 산하에 산업부 차관이 단장을 맡는 사업예비검토단을 두고 전략적 투자 후보 사업에 대한 예비 검토를 진행하고, 검토 보고서 작성해 미국 측과 예비 협의를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검토단에는 전략적 투자 총괄부(15명 이내)와 전략적 투자 검토부를 두며, 투자 검토부에는 투자 후보 사업별 프로젝트팀을 2개 이상 둘 수 있도록 해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이뤄지도록 했다. 사업별 프로젝트팀은 10명 이내로 구성한다.
전략적 투자 검토부는 예비 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이 제안한 사업 자료에 대한 정밀 검증 및 재무·회계·법률·세제·환경 등 리스크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조사·연구·분석을 시행한다.
사업예비검토단은 대미 투자 후보 사업별로 예비검토 보고서를 작성하고, 후보 사업에 참여할 기업 등 사업자, 법인, 단체, 기관, 개인 등을 추천할 수 있게 했다.
이행위 종합 검토 결과는 위원장(산업부 장관)이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현재 대미투자이행 절차는 1번 투자후보 프로젝트 검토 및 발굴 과정에서 미국과 의견 교환단계에 해당한다”면서 “현재 검토결과는 법 시행 이후 사업관리위원회의 심의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