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재매입 여수산단 업체 ‘고압가스 배관 이격거리’ 수혜 입나

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 “국가산단 한해 고압가스 배관 40m 떨어진 거리 풀어”

여수산단 DIG에어가스.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여수 소재)가 여수국가산업단지의 해묵은 난제였던 ‘고압가스 사외 배관 이격거리 규제’ 개선을 끌어내 침체된 석유화학 산업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완화에 따라 프랑스 산업용가스 기업 에어리퀴드사에 재인수된 DIG에어가스(주)의 경우 반도체사에 공급하는 특수가스에 이어 여수산단에 수소와 액화탄산 생산설비 투자 등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 규제 완화가 설비 증설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거미줄 망’처럼 얽힌 배관 설치 및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지역 중소 협력업체들의 경영 애로 해소와 신규 투자 활성화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산단공 전남본부에 따르면 그동안 여수·울산 등 노후 석유화학산단에서는 미래 에너지인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추진할 경우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른 기술기준(KGS Code FP111, FP112)’에 따른 엄격한 이격거리 기준(도로와 40m 유지 등) 때문에 신규 배관 설치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제로 울산국가산단에서는 대규모 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이 이 규제의 문턱을 넘지 못해 결국 예산을 반납한 사례가 있었고, 여수산단 역시 450억 원 규모의 ‘청정연료용 암모니아 배관망 구축사업’이 인·허가 승인 불가 판정을 받으며 중단되기도 했다.

법 규정에 막혀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가 직접 전면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해 초 여수석유화학산단 입주기업인 한국남동발전과 남해화학, 한화 등 관련 기업과 ‘민·관·연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전문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산단공 전남본부 측은 지난 1년 간의 연구를 통해 파이프랙 구조물의 안전조치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등 첨단 안전관리 체계를 적용할 경우, 기존 이격거리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대체 방안을 마련했다.

공단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4시간 CCTV 모니터링, 누출 감지, 내진 성능 강화 등 기술적 안전 패키지를 마련하고 이를 근거로 기준 완화 필요성을 정부에 강력히 제안했다.

산업통상부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 1년 넘게 관계기관과 함께 머리를 맞댔고, 지난 2월 11일 드디어 관련 기준 개정을 승인해 제반 설비를 갖출 경우 국가산단에 한해서 이격거리(40m) 준수 규정을 예외로 적용했다.

이번 규제 개선은 여수산단 내 에너지 전환 사업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여수와 광양시 중간에 자리한 묘도지구 기회발전특구와 연계한 청정수소·암모니아 배관망 구축도 가능해져 여수산단이 탄소중립 선도 산업단지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진만 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장은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기업하기 좋은 산업환경을 조성하고, 여수산단이 석유화학 산업 위기를 넘어 미래에너지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단지공단 관계자들이 여수국가산업단지 공용 파이프랙을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