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시행 첫날 16건 접수…1호는 시리아인 ‘강제퇴거 취소’

납북귀환어부 국가배상 사건도 접수
‘의원직 상실형’ 확정 양문석, 재판소원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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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법원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다시 판단하는 재판소원제 시행 첫날인 12일 오후 6시까지 16건이 접수됐다.

헌재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자접수 11건, 방문접수 2건, 우편접수 3건 등 총 16건의 재판소원 심판청구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재판소원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의 외국인이 강제퇴거명령 취소 소송 관련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이다.

이날 0시 재판소원제를 담은 개정 헌법재판소법이 공포·시행되고 10분 후 접수된 ‘2026헌마639 재판취소’ 사건으로, 청구인은 시리아 내전을 피해 약 11년간 한국에 체류하다 강제 추방된 시리아 국적 모하메드(42) 씨며, 피청구인은 대법원이다.

모하메드 씨는 2024년 4월 강제퇴거 명령과 강제퇴거 집행을 위한 보호명령을 받아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다가 강제 추방됐다.

그는 추방을 면하고자 강제퇴거 명령 취소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 2심에서 기각됐고 지난 1월 8일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다만 재판소원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는데, 모하메드 씨 사건은 두 달 가량이 지나 적법 요건 미비로 사전심사에서 각하될 가능성도 있다.

동해안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시민모임도 이날 0시 16분께 형사보상 지연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재판소원을 냈다. 2호로 접수된 사건으로, 피청구인은 서울중앙지법이다.

국가배상소송 대리인단(법무법인 원곡)은 “법정 기한을 현저히 초과한 재판 지연에 대해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법원의 판결이 헌법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1972년 삼창호 선장 고(故) 김달수씨를 비롯해 납북됐다가 귀환한 어부들은 간첩으로 몰려 처벌 받았다가 50여년 만인 2022∼2023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 가운데 김 씨 측은 이듬해 4월 형사보상 청구를 했으나 법원은 1년 3개월 뒤인 이듬해 7월에야 형사보상 결정을 내렸다.

형사보상은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에게 국가가 구금이나 재판에 따른 손해를 보상해 주는 제도다. 법원은 청구서 접수 후 6개월 안에 보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유족은 형사보상 지연에 대한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1, 2심은 형사보상 6개월 기한은 훈시 규정에 불과하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소액 사건이어서 상고가 제한돼 2심 판결은 지난달 20일 확정됐다.

이에 헌재에 해당 확정 판결의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재판소원을 낸 대리인단은 “이번 사건은 재판 지연 등 법관의 위법한 직무행위로 인해 피해를 본 시민들이 국가로부터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헌법적 쟁점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법원 판결에 우리 가족의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려고 한다”며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판소원제가 이날 정식 공포, 시행됨에 따라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확정된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청구할 수 있다.

헌재는 심리를 거쳐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경우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