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 “전쟁 동참 안 해”
동시에 자국군 중동 파견 명령
NYT “트럼프 달래며 국내 비판 잠재우는 방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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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28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폭발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정상들이 자국 여론의 비판과 외교적 역풍에 직면하는 등 딜레마에 빠졌다고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진단했다.
NYT는 유럽 지도자들의 발언과 실제 그들이 군 지휘관들에게 내리는 명령 사이에 간극이 크다고 짚었다. 유럽은 중동에 고립된 자국민을 보호하고 중동 국가들과의 방위 조약을 준수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의 군사 기지 사용도 허용해야 한다. 또한 중동 전쟁의 수렁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자국 유권자들의 민심을 고려해 미국을 너무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전쟁 중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같은 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방송에서 “우리는 전쟁에 참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2일 의회에서 “우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적인 공습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프랑스는 아부다비의 자국 해군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은 후 아랍에미리트(UAE) 상공에 라팔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 호에는 동지중해 이동을 명령했다. 이탈리아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페르시아만 국가에 방공 부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병참 지원 차원에서 미국 항공기의 자국기지 사용도 허용했다.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군의 이란 공습에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 공군기지 이용을 애초 불허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꾸고 전투기와 군함을 급파했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이란 군사 작전 브리핑을 들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 계획은 위험이 따르며 우리 역시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의구심을 표명했다. 그러나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항공기의 자국 기지 접근을 불허한 스타머 영국 총리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비판할 때 이들을 방어하지 않았다며 독일 내에선 비판을 받았다. 메르츠 총리는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스타머 총리와 산체스 총리를 옹호했다고 해명했다.
NYT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면서 동시에 국내의 거센 항의를 잠재울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이 붕괴하면 미국보다 유럽에 더 큰 파장을 미치므로, 전쟁이 지속되면 유럽 지도자들이 점점 대담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