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조심하세요” 중동 사태로 ‘테러’ 위험 고조…유로폴 경고

“이란, 절박한 상황 몰리면 ‘무차별 테러’에 의존할 수도”

중동 사태 여파로 두바이 현지에 체류하던 한국인 관광객 79명이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는 가운데 여행객들이 출국장을 나서고 있다. 영종도=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중동 전쟁이 격화하면서 유럽 내 테러 위험이 높아졌다고 유럽연합(EU) 경찰기구 유로폴이 경고했다.

얀 옵 헨 오르트 유로폴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유럽 전문 매체 유락티브에 “(이란 사태로) EU 내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 위협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런 위협이 개인의 단독 범행이나 소규모 자발적 조직에 의한 자생적 급진화의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콘텐츠의 빠른 확산으로 EU 내 이란 실향민 공동체와 개인들 사이에서 단기에 급속히 급진화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폴은 또 이란의 지시를 받은 대리 세력이 유럽 내에서 활동을 개시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르트 대변인은 “이러한 세력에는 중동 내 이란의 대리 세력인 ‘저항의 축’과 이란 보안 기관의 지시에 따라 활동하는 범죄 조직들이 포함된다”면서 이들이 테러 공격, 협박 행위, 테러 자금 조달, 사이버 공격, 허위정보 유포, 온라인 사기 등을 벌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정보 소식통은 “이란이 절박한 상황에 몰릴 경우 무차별적 테러에 의존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이란 당국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독립적인 세포 조직에 거리낌 없이 행동하라는 지침이 내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유럽 내 테러 위험이 고조됐다는 경고 속에 한국의 재외 공관들도 교민과 여행자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주벨기에 한국대사관은 5일 이스라엘 대사관 주변 등 다중밀집 시설을 겨냥한 테러 공격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관련 장소 주변을 방문할 경우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공지를 띄웠다.

지난 달 28일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폭격에 대항해 이란이 반격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이란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경우 유럽의 도시들이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유럽에 중동 사태에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란은 유럽 동남부 지역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2000㎞ 이상의 중거리 미사일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