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직격탄 맞은 LIV 골프..출전선수 8명 홍콩 도착 못해

중동에서 터진 전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LIV 골프. [사진=LIV 골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중동에 기반을 둔 LIV 골프에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일 시작된 미국과 이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중동 전역을 전시 상태로 몰아넣었다. 이란이 이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를 선언하고 이란 영공을 폐쇄하면서 세계 항공 물류의 핵심 거점인 중동의 하늘길이 완전히 막혔다. 이에 따라 제다, 리야드, 두바이, 도하 등 주요 허브 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중단됐다.

당장 이번 주 홍콩에서 열리는 LIV 골프 홍콩에 출전하려던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톰 매키빈(북아일랜드), 아니르반 라히리(인도) 등 LIV 골프 소속 선수 8명의 발이 묶였다. 이들은 두바이에서 훈련 중이거나 중동을 경유하려던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폐쇄된 두바이 공항을 대신해 육로로 오만으로 이동한 뒤 태국 등을 경유해 홍콩으로 가려는 복잡한 노선을 시도중이다. LIV 골프 측은 이들이 개막 시간까지 도착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예비 선수를 투입하는 비상 계획을 가동중이다.

미국의 골프전문 매체인 골프위크는 4일 LIV 골프 선수들이 직면한 이동 제약과 리그 운영의 위기 상황을 분석했다. 첫번째가 물리적 이동권의 박탈이다. 전쟁 발발로 인해 선수들의 전용기 운항 및 상업 항공편 이용이 차단됐다. 특히 중동 내 거주 중이거나 훈련 중이던 선수들은 위의 예에서 보듯 서방 국가로의 탈출 경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번째는 안전 보장 문제와 계약 이행 불능이다. 골프위크는 이번 전쟁으로 고액의 계약금을 받고 이적한 스타 선수들이 안전 위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에 대한 이란의 보복 대상이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내 친서방 국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선수단 보호가 리그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이는 불가항력 조항에 따른 계약 일시 중단이나 대회 취소를 예상케 한다.

세번째는 스케줄의 붕괴 및 리그 존립의 위기다. LIV 골프 뿐 아니라 포뮬러원(F1) 바레인·사우디 그랑프리가 취소 위기에 처했다. 골프위크는 이를 두고 “중동의 자본에 의존했던 LIV 골프가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양날의 검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쟁은 상대적으로 북미 지역에서 주로 열리는 PGA 투어가 선수들에게 ‘안전한 투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최근 브룩스 켑카나 패트릭 리드 등 일부 선수의 PGA 복귀 움직임과 맞물려 LIV 골프의 인적 자원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

아울러 국제 유가 급등과 중동 내 자산 동결 가능성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자금 집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이는 리그 운영비와 상금 지급 체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요소다.

골프위크는 “‘스포츠의 글로벌화가 지정학적 안정 없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LIV 골프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공습 직후 발생한 전례 없는 항공 대란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사우디 자본에 결속된 선수들에게는 ‘고립’이라는 실존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향후 4주간 전쟁이 지속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현실화될 경우 LIV 골프의 2026년 시즌은 사실상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