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등 이란 대리세력까지 중동 전쟁 뛰어들자
국경 맞댄 이스라엘, 헤즈볼라와 전면전
하마스, 이란 이어 헤즈볼라까지...적대세력 제거에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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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하레트 흐레이크에 위치한 헤즈볼라 계열 알마나르 TV 방송국 사무실이 불타고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FP]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인 전쟁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가세하면서 중동 전역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전세를 이스라엘은 내심 반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헤즈볼라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폭살을 ‘순교’로 규정하며, 이를 보복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3일(현지시간) 헤즈볼라가 국경 너머로 로켓을 발사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강도 높은 보복 공격에 나섰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을 시작으로 헤즈볼라의 무기 시설과 주요 인사를 겨냥한 공격에 돌입했고, 헤즈볼라 수장을 공식 표적으로 삼겠다고도 했다.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은 한발은 요격됐고 한발은 사람이 없는 공터에 떨어진 미미한 수준이었다. 타격이 거의 없는데도 이스라엘은 전면적 보복에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로 로켓과 드론을 발사하며 중동전쟁에 발을 담근 것은 이스라엘이 기다려온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헤즈볼라는 중동 내 최대의 이란 대리세력인 레바논의 무장정파다. 레바논 내전 도중 1980년대에 이란의 지원을 받아 민병대로 출발해, 연정을 통해 집권당으로 자리잡았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인 적대 세력이다. 하마스, 후티반군 등과 더불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인데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사일과 로켓을 비롯해 상당한 군사역량을 지닌 헤즈볼라의 존재를 치명적 안보위협으로 간주해왔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를 지원해온 헤즈볼라와도 오랫동안 교전을 이어왔으나, 2025년 11월 휴전하기로 했다. 당시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해졌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범죄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전쟁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해체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는데, 이번 이란과의 전쟁에서 헤즈볼라가 ‘자진 참전’한 것이 이스라엘의 반격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분석이다. WSJ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가 선제공격에 나서 보복의 명분을 제공하기를 기다려 왔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에 명분을 쥐어준 헤즈볼라의 선택이 어리석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싱크탱크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중동 지역 전문가 데이비드 다우드는 “헤즈볼라 입장에서는 이스라엘과 맞서려면 한 발이라도 쏘는 순간 끝까지 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며 헤즈볼라의 ‘보잘것없는 초기 공격’은 전략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휴전협정을 유지하기 위해 애써온 레바논 정부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을 비판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헤즈볼라의 공격이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이스라엘에 공격의 빌미만 제공한 무모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은 때를 기다려왔다는 듯, 헤즈볼라 해체를 위해 병력을 최대한 동원하려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은 예비군 11만명을 동원, 레바논과 접한 북부 국경의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앞으로 다가올 장기전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