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2만원이요” 머리 발로 걷어차…택시기사 뇌출혈

택시 블랙박스에 담긴 승객이 기사를 폭행하는 모습 [JTBC 사건반장]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승객에게 택시 요금을 요구했다가 무차별 폭행을 당한 50대 택시기사가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택시기사 A씨는 지난 2월 18일 서울 강남 일대에서 술에 취한 20~30대 남성을 태웠다. 승객은 탑승 직후 뒷좌석에서 잠이 들었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깨지 않았다.

문제는 목적지 도착 후 발생했다. 승객은 요금을 결제하지 않은 채 차량에서 내리며 “사장이 대신 내준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고, 끝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 이에 A씨가 경찰 신고를 하자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승객은 신고를 취소하라며 협박을 시작했고, A씨의 팔을 꺾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차량 밖으로 피했지만, 가해자는 택시 앞쪽으로 넘어와 뒤따라 나오며 폭행을 이어갔다.

A씨는 얼굴을 주먹으로 맞고 바닥에 넘어졌으며, 이후 머리를 발로 두 차례 걷어차였다고 진술했다. 이어 “정신이 흐려져 살려달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주변 주민들이 나와 제지했지만 폭행은 약 2분가량 계속됐으며, 가해자는 담을 넘어 도주하려다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밀 검사 결과 A씨는 외상성 뇌출혈 및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현재 치료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가해자로부터 형식적인 문자 메시지 한 통만 받았을 뿐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해자 가족이 “크게 다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해 큰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병원비 200만원 정도를 우선 사비로 부담한 상황이라며 치료비 부담과 생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가해 남성을 상해 혐의로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