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사학재단 재수사에도 무혐의…여성의당, 검찰 직접 수사 촉구[세상&]

경찰 재수사에도 재단 핵심 인물 불송치 유지
“학생엔 강경, 비리엔 관대” 수사 형평성 논란
26일 여성의당 검찰에 의견서 제출·면담 요청


26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개최된 동덕여대 사학비리 관련 검찰 엄중 수사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경하 변호사·박진숙 여성의당 비대위원장·유지혜 대변인의 모습. 정주원 기자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경찰의 재수사에도 동덕여대 사학재단 핵심 인물이 또다시 무혐의 처분을 받자 학생과 정당이 검찰의 직접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의당·이경하법률사무소는 26일 오전 서울북부지방검찰청(북부지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만 송치한 꼬리 자르기식 수사를 바로잡고 재단 비리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며 의견서와 면담 요청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학교 측에 고소당했던 재학생·여성의당 관계자·법률대리인 등이 참석해 경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한 재학생은 “시위에 나선 학생들은 CCTV 조사와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지만 재단 일가는 수십억 원대 비리 의혹에도 불송치됐다”며 “학생들에게는 엄격하고 권력자에게는 관대한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경하 변호사는 “이사장 자녀에게 매달 수백만 원의 겸직 수당이 지급됐는데도 과다하지 않다는 판단이 반복됐다”며 “1년 넘게 수사가 지연된 끝에 총장만 넘긴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횡령·배임·사립학교법 위반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중대 범죄”라며 검찰의 수사 개시를 촉구했다.

박진숙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생 시위에는 형사기동대까지 투입되던 수사기관이 사학 비리 앞에서는 몇 달씩 지연과 부실 수사를 반복했다”며 “공권력의 불공정한 집행을 바로잡아 달라”고 했다. 여성의당 측은 ▷교비의 소송비 전용 ▷재단 가족에 대한 과도한 수당 지급 ▷학교 자산의 사적 사용 의혹 등을 제기하며 “재단 비리가 재정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여성의당은 2024년 12월 김명애 총장과 조원영 동덕학원 이사장 등 재단 관계자 7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둘러싼 학내 갈등 과정에서 학생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 사건의 법률 자문 및 소송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동덕여대 재학생과 여성의당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정주원 기자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11월 김 총장을 업무상 횡령 및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면 조 이사장과 재단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북부지검은 김 총장의 횡령 혐의에 대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한편 불송치된 임직원들에 대해서도 재수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종암경찰서는 재수사를 거치고도 조 이사장 등 6명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유지했고, 김 총장만 동일 혐의로 재송치했다. 해당 재수사 결과는 지난 23일 고발인 측에 통보됐다. 경찰은 추가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기존 판단을 바꿀 근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성의당은 “재수사에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은 것은 수사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이날 제출된 의견서와 면담 요청서에 대해 “민원실을 통해 접수된 사실은 확인했으며 향후 배당이 이뤄지면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부지검 관계자는 “경찰 고발 사건의 경우 절차상 검찰이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재수사 요구는 법적으로 한 차례만 가능하다. 의견서가 제출된 만큼 관련 내용을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학생들이 수년간 요구해 온 안전시설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덕여대 학생회에 따르면 가파른 언덕 위 쓰레기 처리장 이전과 보행로 분리 설치 요구는 2017년 이전부터 반복됐지만 실질적인 조치는 없었다. 결국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인 위험 구조가 유지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