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연행기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 보물 지정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등 조선 불화·불상 3건도 보물로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 [국가유산청]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박지원이 조선 후기 청나라에 다녀온 후 작성한 견문록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과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단국대학교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은 박지원(1737~1805년)이 청나라 북경과 열하 등을 방문하고 돌아온 경험을 정리한 ‘열하일기’가 처음 제작될 당시의 모습을 담은 자료다. 청에서 귀국한 박지원이 작성한 가장 초기의 고본으로, 국내외 여러 곳에 전하는 다양한 형태의 전사본은 이를 저본으로 해 목차, 순서, 내용 등이 구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단국대학교석주선기념박물관에 소장된 열하일기 초고본 자료는 총 10종 20책이지만, 모두 박지원의 친필 고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그의 후손과 문인에 의해 첨삭·보완된 과정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중 박지원의 친필 고본으로서 ▷정본에 존재하지 않는 서학 관련 용어와 새로운 내용이 수록된 연행음청 건·곤(2책) ▷가장 초기 고본의 모습을 보이는 연행음청록 4·연행음청기 3(1책) ▷서문과 단락을 갖춘 고본 열하일기 원·형·이·정(4책) ▷정본에 없는 내용을 다수 수록한 열하피서록(1책) 등 4종 8책만 보물로 지정됐다.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서로, 당대 조선 사회에 끼친 영향력 등으로 볼 때 가치가 크다.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는 화기를 통해 1759년(영조 35년)이라는 제작 연대, 오관 등의 제작자, 현등사라는 원봉안처 등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현존하는 18세기의 경기 지역 불화가 많지 않은데, 이 작품은 당시 경기 지역의 불화와 화승들의 화풍, 18세기 불화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서울·경기 지역의 아미타설법도 중에서 제작 시기가 가장 빠르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작품이다.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정확한 제작 시기를 알려주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지만, 불상과 대좌의 형식, 조형미, 진구사지에 있는 석등과의 비교 등을 통해 통일신라 하대인 9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라 지역에서 드물게 확인되는 9세기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자, 통일신라 하대 불교 미술과 불상 양식의 지역적 전파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실물 자료로 가치가 높다.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은 수조각승 승호를 비롯해 수연, 보장, 인원, 처행 등의 조각승들이 1682년(숙종 8년) 완성해 신흥사에 봉안한 작품이다.

경상도 지역에서 유행한 불석제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승호의 작품 중 주전각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 가운데 가장 이른 사례다. 조선 후기 경상 지역 조각과 조각승들의 활동상을 살필 수 있다는 점, 오늘날까지 원 봉안처에 남아 있다는 점 등에서 미술사적·역사적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