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필리버스터 정국 속 행정통합 손짓…“혹독 심판 따를 것”

鄭 “대전·충남 발전 훼방…고향 발전 반대하나”
“지역 생존 앞에 여야 없어” 국민의힘 내홍
“경북·대구 통합 ‘보류’…얼마든지 논의 가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개혁안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회가 7박8일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합법적 무제한 토론)에 돌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 행정통합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던 대전·충남은 물론 대구·경북마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가로막히면서 국민의힘이 내홍에 휩싸이면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유불리를 따져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고 몰아붙이는 모양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도 1절만 하시기 바란다. 통합에 반대한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제안한 양자 회담에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장 대표의 고향도 충남, 저의 고향도 충남이다. 고향 발전에 반대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대전·충남 발전에 훼방을 놓은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혹독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대구·경북 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국민의힘 역시 대구·경북의 성난 민심에 철저한 심판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은 지선에서 불리하다는 이유로 찬성에서 반대로 돌아서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며 “법안 처리가 중단되면서 20조원의 재정 지원,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서울에 준하는 특별시 권한도 없던 일이 될 판이다. 대전·충남의 1년 예산보다 많은 20조원이 날아갔는데 국민의힘이 책임 질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이 상정됐으나 민주당 주도로 전남·광주통합특별법만 통과됐다. 국민의힘이 줄곧 반대해 왔던 대전·충남뿐 아니라 대구·경북통합특별법까지 본회의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이는 처리해야 할 법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반대하는데다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는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통합을 무리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대구·경북통합특별법이 본회의에 부의되지 못하면서 국민의힘은 내분에 휩싸였다. 정부가 주도하는 통합에 반대하다 자칫 국민의힘의 핵심 기반인 대구·경북이 정부 차원 대규모 지원에서 제외될 처지에 놓인 탓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전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청와대 정무수석은 저에게 국민의힘 지도부 설득을 요청했다”며 “이 법은 특정 정당의 법이 아니라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국가적 책무다. 지역의 생존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도중이라도 국민의힘이 행정통합 반대 입장에서 물러날 경우 여야 합의로 지역통합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와 관련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대구·경북, 대전·충남 논의는 보류한 걸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천 원내운영수석은 “특히 대구·경북은 추진 의사가 있는 걸로 계속 확인했다가 마지막에 반대 의견이 나와서 정확히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이 정리되고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다시 통합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일정상 광주·전남통합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다음 달 1~2일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