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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시댁 식구에 대한 ‘호칭’ 문제가 다시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시댁 식구들에게만 유독 깍듯한 존댓말을 쓰는 것이 노비가 된 것 같은 자괴감이 든다는 며느리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초등학생 시동생한테 도련님이라니 제가 노비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을 결혼 3년차라고 밝히면서 “이번 설에도 시가 호칭 때문에 현타가 제대로 왔다”며 “남편 사촌 동생들이 이제 막 초등학생인데, 시고모가 ‘도련님, 아가씨라고 깍듯이 부르라’고 한 소리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극에서 노비가 상전 모시는 것도 아니고, 어린애들한테 허리 굽혀가며 존대하려니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A씨는 또 “동갑내기 남편보다 7살 어린 여동생에게 매번 ‘아가씨’라고 부르며 존대한다”며 “시가에 갈 때마다 ‘아가씨 왔어요’, ‘잘 지냈어요’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너무 큰 스트레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편은 내 동생들한테 ‘님’ 자 없이 처남·처제라고 하거나 이름을 부르며 자연스럽게 반말을 할 수 있지만 나는 시부모 눈치 때문에 말을 놓기조차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더 큰 문제는 얼마 전 결혼한 시동생의 호칭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결혼했다고 이제는 도련님이 아니라 서방님이라고 불러야 한다는데 도저히 입이 안 떨어진다”며 “남편을 부르는 말과 똑같은 서방님이라는 호칭을 시동생에게 쓰라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이런 성차별적인 표현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명절 음식 하느라 허리가 끊어지겠는데, 입으로는 ‘도련님, 서방님 사과 드세요’ 하고 있자니 정말 내가 이 집안 종년이 된 기분”이라며 “언제까지 이런 호칭을 참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난 서방님이 두명이냐?”라고 반문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은 “요즘도 결혼한 남편 동생한테 서방님이라고 부르는 게 사실이냐?”, “팔려 온 노비처럼 존칭으로 올려 불러야 하냐”, “언제 적 호칭이냐?”라며 A씨의 입장을 옹호했다.
이에 비해 일각에서는 “맞는 호칭인데 대체 뭐가 문제냐”, “너무 유난 떤다” 등 반대 의견도 나왔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반영해 지난 2017년과 2018년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 실태 조사와 정책 연구를 실시했고, 이를 토대로 2020년 안내서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를 펴냈다.
안내서는 “남편 동생이 나이가 어리면 나에게도 동생이 되므로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며 “이럴 때는 자녀 이름에 삼촌이나 고모를 붙여 부르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친밀도나 집안 분위기에 따라 이름을 직접 부를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