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정 의장 ‘엄마 리더십’으로 의회 바꾼다

서울시의회 개원 69년 만에 처음 탄생한 여성 의장으로서 항상 따뜻하게 직원들 대하는 엄마 리더십 보인 가운데 본인에 대한 엄격함까지 갖춰 역대 최고 의장 평가 받아


최호정 의장(왼쪽)이 사무실을 들러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서울시의회 개원 69년 만에 처음 탄생한 여성 의장.

서울특별시의회를 이끄는 최호정 의장은 ‘따뜻한 리더십’으로 내부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1년 반. 그는 시의회 사무처 직원 430여 명 전원과 오찬을 마쳤다. 8~9명씩 소규모로 의장실 앞 테이블에 모여 도시락을 함께 나누며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직원들은 “의장과의 점심이라기보다 가족 식사 같다”고 말한다. 형식보다 소통을 택한 것이다.

의회 한 간부는 “취임 이후 직원들을 항상 따뜻하게 대해줘 조직 분위기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며 “역대 어느 때보다 일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전했다.

보이지 않는 직원까지 챙기는 세심함

최 의장의 관심은 간부나 정책라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방호원, 미화원 등 건물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까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안팎에서는 “직원 이름을 기억하고 먼저 안부를 묻는 의장”이라는 말도 나온다.

작은 배려는 상징적 장면으로도 드러난다. 의장실 문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의장실은 선물을 정중히 사양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마음만으로도 감사의 뜻을 충분히 전합니다.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혹여 부담을 느낄 방문객을 배려한 조치다. 역대 의장실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라는 게 내부 평가다. 그럼에도 이번 설에 택배로 소형 선물 3개가 도착하자, 직원들이 사다리를 타고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괜히 마음 쓰지 않도록 하라’는 당부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부드러움 속 엄격함

최 의장은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외동딸로 알려져 있지만, 화려함보다는 검소한 처신을 이어왔다. 명품 의상을 거의 착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고, 자녀 결혼식 역시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가족 중심으로 치른 일화는 이미 정치권 안팎에서 회자된다.

이 같은 태도는 ‘청렴’과 ‘거리 두기’라는 상징성을 강화한다. 특히 선물 사양 안내문은 단순한 문구를 넘어, 의장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원칙의 표현으로 읽힌다.

최호정 의장의 설 맞이 인사의 글


여성 의장 1호의 상징성

서울시의회 69년 역사에서 첫 여성 의장이라는 상징성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다. 강한 카리스마 대신 ‘엄마 같은 리더십’을 택한 그의 방식은 조직 문화를 바꾸는 또 다른 실험으로 평가받는다.

정치적 갈등과 현안이 첨예한 지방의회 환경 속에서 최 의장이 보여주는 소통 중심 리더십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권위’ 대신 ‘배려’, ‘형식’ 대신 ‘진심’을 선택한 의장의 행보가 서울시의회 조직문화에 어떤 흔적을 남길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