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13일부터 마약류로 전환해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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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3만여 앰풀(약물에 든 용기)을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에토미데이트는 잘못 노출되면 “한 번만 더 놔달라”는 모습도 거리낌없이 취할 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토미데이트를 13일부터 마약류로 전환해 관리할 방침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에토미데이트 유통에 관여한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 A 씨와 중간 유통책인 조직폭력배 B 씨 등 17명을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이 중 10명은 구속 송치했다.
A 씨 등 의약품 도매법인 관계자들은 2024년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에토미데이트 3160박스를 개당 10만~25만원에 B 씨 등에게 팔고 4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개당 10㎖의 에토미데이트가 담긴 앰풀로 환산하면 3만1600개 수준이다.
A 씨는 이 에토미데이트를 마치 베트남 등지로 수출한 것처럼 위장하거나, 본인이 모두 대표자인 2개 법인 사이 거래로 꾸미는 등 정상적 유통경로를 거친 것으로 속여 공급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에토미데이트 포장재에 붙은 바코드 등 고유정보를 일일이 제거해 유통하고, 실제 물건은 현금을 받고 중간 유통업자에게 넘기는 등 치밀한 면도 보였다.
B 씨 등 중간 유통책은 공급받은 에토미데이트를 박스당 30만~35만원에 판매자들에게 넘겼다. 판매책 C 씨 등 12명은 앰풀당 20만원을 받게 44명에게 건넸다. C 씨 등은 강남구 청담동·삼성동 등에 불법 시술소를 운영하거나 ‘출장 주사’ 형태로 영업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파트와 빌라에서 비밀스럽게 투약하거나, 피부과 의원인 양 시설을 꾸미기도 했다. 투약과 판매를 보조할 간호조무사를 고용하는 것은 물론, 흰 가운을 입고 의사 행세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외 메신저를 통해 예약을 받고 차명 계좌를 쓰는 등 치밀함도 보였다. 하지만 영업소에서는 응급 의료 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위험한 영업을 했다.
투약자들은 유흥업소나 무허가 택시인 ‘콜떼기’ 등을 통해 알음알음 이곳을 찾았다.
한 여성은 침상에서 의사 가운을 입은 남자에게 주사를 더 놔 달라고 두 손을 모아 싹싹 비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여성은 주사를 맞고 손을 떨고, 쓰레기통을 잡고 구토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19시간 동안 앰풀 50개를 연속 투약받는 심각한 오남용 실태가 확인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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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 소속 강선봉 수사계장이 11일 브리핑하고 있다. 김아린 기자 |
에토미데이트 오남용을 일삼은 병의원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지난해 1월 ‘피부과처럼 꾸미고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하는 불법 시술소가 있다’는 첩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여러 차례 압수수색 등을 벌여 도매법인부터 판매업자까지 이어지는 범행 전모를 파헤쳤다.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현금 4900만원을 압수하고, 자동차 등 합계 4억2300만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받기도 했다. 관세청과 관할 세무서에는 A 씨의 허위 수출 신고와 탈세 사실을 통보했다.
식약처는 프로포폴 대용으로 불법 투약되거나 오남용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제기되는 에토미데이트를 13일부터 마약류로 전환해 관리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13일부터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모든 제품은 수입, 판매, 구입, 폐기, 투약 등 모든 단계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취급 보고 대상이 된다.
앞으로 이 약은 잠금장치가 있는 장소에 두는 등 다른 마약류와 동일 수준으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관, 관리해야 한다.
식약처는 마약류 전환에 따른 의료기관 등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입업체와 공급 상황을 사전에 협의했다.
처방, 도매 등 상용 소프트웨어 업체와 협력해 에토미데이트의 마약류 취급 보고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시스템 환경도 조성했다.
식약처는 “이번 조치가 에토미데이트의 불법 유통을 방지하고 오·남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