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상결렬 대비하는 美…“두번째 항모 출항 준비 명령”

2차 협상 결렬땐 군사조치 가능성
부시호 대기, 중동에 2개전단 임박
트럼프 “결과 지켜보게 될 것” 경고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며 중동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 혁명 47주년 기념행사에 탄도미사일이 전시돼 있다. [로이터]

미국 국방부가 이란과의 핵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두 번째 항공모함 전단의 중동 출항 준비를 명령했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이란을 겨냥해 “그쪽(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함대가 하나 있고, 또 하나가 갈 수도 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 행동을 준비하기 위해 두 번째 항공모함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배치 명령은 수시간 내 내려질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아직 대통령의 공식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항모는 이미 중동에 전개된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합류할 전망이다.

국방부는 약 2주 내 출항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며, 미국 동해안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버지니아 인근 해역에서 훈련을 마무리 중인 ‘USS 조지 H.W. 부시’ 항모전단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준비 기간은 단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군사적 압박은 이란과의 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일 오만에서 열린 1차 핵 협상에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 중단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2차 협상 일정 역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미국이 군사적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지난번에는 내가 실제로 군사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이란이 믿지 않았다”며 “그들은 수를 잘못 뒀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으며, 당시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 본토 핵시설을 타격한 바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란 문제를 논의한 뒤,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협상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가능하지 않다면 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이 매우 간절히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2차 협상 결과가 1차와는 “매우 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군은 최근 몇 주 동안 중동 지역 군사력을 단계적으로 증강해 왔다. 남중국해에 있던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을 이동시킨 데 이어 전함, 방공 시스템, 전투기 대대 등을 추가 배치했다. 두 번째 항모까지 전개될 경우 약 1년 만에 중동 해역에 2개 항모전단이 동시에 주둔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3월 예멘 후티 반군 대응을 위해 ‘USS 해리 S. 트루먼’과 ‘USS 칼 빈슨’이 동시 배치된 바 있다. 정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