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5개 군·구, 5만6313t 처리에 105억 사용 ‘예산 비명’
시행 전 수도권매립지 처리 시 65억… 시행 후 39억 손실
수도권매립지, 500억 매출 감소 ‘재정 위기’
반면 민간 폐기물 처리업체 ‘호재’
해당 군·구, 처리비 부담 인천시에 지원 요청
![]() |
| 2026년 1월부터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금지가 된 생활폐기물.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올해부터 시행된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이 초기부터 인천광역시 산하 지방자치단체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시 산하 지자체들이 생활폐기물을 자체 처리하게 되면서 처리비용 부담에 휩싸이고 있 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생활폐기물을 처리해 왔던 수도권매립지는 직매립 금지로 인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매출 감소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생활폐기물을 지자체로 부터 위탁 받아 처리하는 민간 폐기물 처리업체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어 결국 직매립 금지 정책은 민간업체만 ‘웃는 정책’이 돼 버린 상황이다.
11일 인천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2026년 1월 부터 시행된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이후 인천시 산하 10개 군·구 중 해당 5개 군·구(강화군·계양구·부평구·서구·중구)가 생활폐기물 처리를 민간업체에 위탁했다.
처리 물량은 총 5만6313t이고 이에 따른 처리비용은 약 10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동일한 처리 물량을 직매립 금지 이전처럼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했을 경우 비용은 약 65억8000만원이 소요된다.
결과적으로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동일한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약 39억2000만원에 이르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t당 처리비용을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명확하다. 민간업체의 t당 처리비용은 약 18만6450원, 수도권매립지는 약 11만6850원으로, t당 약 6만9600원의 차이가 난다.
인천 군·구, 39억원 더 냈다
이에 따라 직매립 금지 이후 인천시 산하 해당 군·구들은 처리비용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기존에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인 수도권매립지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민간업체 위탁이 불가피해지면서 시 산하 해당 군·구들의 예산 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매립지 역시 직매립 금지로 인한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전 매립지의 생활폐기물 처리량은 전체 폐기물 처리량 중 절반이 넘는 약 55%를 차지했었다.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면서 생활폐기물 처리가 50% 넘게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연간 약 500억원(2025년 기준으로 환산)이 넘는 매출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업자만 돈 버는 구조인가
문제는 정책의 수혜자와 피해자가 지나치게 명확하다는 점이 일각에서 우려하는 부분이다.
지자체는 예산 부담에 허덕이고 수도권매립지는 매출이 급감한 반면, 생활폐기물을 위탁 처리하는 민간업체만 수익이 확보되는 구조로 형성됐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 정책의 취지인 매립지 포화 및 신규 매립지 확보 한계 등에 따라 생활폐기물 매립량을 줄이는 등의 취지와는 달리, 현장에서는 “정책 효과보다 비용 전가가 더 크다”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해당 군·구들은 생활폐기물 처리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인천시에게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2021년 개정 시행규칙, 재검토 필요성 제기
직매립 금지 근거는 2021년 7월 개정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의해 추진됐다.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은 2026년부터, 수도권 이외지역 2030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폐기물 전문가들은 “직매립 금지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대체 처리시설과 공공 처리 인프라 확충 없이 정책이 강행된 것이 문제”라며 “결국 비용은 지자체와 주민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최근 밝힌 성명서에 의하면, 인천시 산하 10개 군·구 중 옹진군은 민간소각장 계약 사항이 없고 연수구와 남동구는 송도소각장을 활용하되, 정비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민간소각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동구와 미추홀구는 계약 물량을 산정하고 있는 중이다. 강화군은 충청북도 청주로 3200t, 계양구는 경기도 안산으로 1050t 처리를 위탁하고 있어 인천에서 총 4250t의 폐기물이 타 지역에서 처리된다.
발생지 처리 원칙 ‘흔들’
또 직매립 금지 시행을 계기로 ‘발생지 처리 원칙’도 오히려 흔들리는 상황이다.
서울과 경기에서 처리하지 못해 인천으로 들어오는 폐기물의 양은 더 많다. 공동도급 계약의 경우 균등배분을 가정하면 경기도에서 1만5500t, 서울에서 3만1366t, 총 4만6866t이 타 지역에서 인천으로 반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시점에서 직매립 금지에 따라 인천 민간소각장에서 처리될 것으로 추정되는 생활폐기물은 총 9만8929t이다.
이 가운데 인천 발생 물량이 5만2063t(52.6%), 서울이 3만1366t(31.7%), 경기도가 1만5500t(15.7%)을 차지해 타 지역에서 넘어오는 쓰레기가 전체의 약 절반(47.4%)에 달한다.
인천 내에서도 남동구 소재 시설에서 4만2126t, 서구 소재 시설에서 5만6803t을 처리하는 구조로, 특정 지역에 부담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직매립 금지로 생활폐기물이 민간소각장으로 몰릴 경우 그동안 민간소각장이 처리해 온 사업장폐기물 처리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직매립 금지는 5년 전에 예고 됐음에도, 수도권 지자체들은 그 기간 동안 감량·선별 체계 고도화와 공공처리시설 확충 등 필수 인프라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며 “그 결과 직매립 금지의 여파는 ‘민간처리’로 전가되며 처리단가·운반비 등 비용 상승을 부르고 처리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폐기물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발생지 처리 원칙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