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조원 규모 특별예산 야권에 막혀…“지연되면 무기 도입·수호 의지 모두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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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발언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국가 안보는 기다릴 수 없다! 국방 조달 특별법 지지’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에서 국가 안보 문제와 미국산 무기 구매, 그리고 대만 입법원에서의 국방 관련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내용에 대해 발언했다. [EPA]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의 군사 위협을 이유로 국방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야권을 압박했다. 일본·한국·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국방비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도 예외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라이칭더 총통은 11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발표한 담화에서 “행정원이 제출한 ‘국방특별예산조례’ 초안이 2개월간 저지돼 위원회 심사에도 회부되지 못했다”며 “국가 방위와 안보는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세계 안전과 번영에 필수 요소라는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중국의 군사 위협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본·한국·필리핀도 국방예산을 늘렸다. 대만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예산 증액은 도발이 아니라 자기방어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안보 투자는 민주주의 우방국들의 공통된 추세이고, 그 결과 미국 등 주요 군비 공급국의 생산능력은 이미 포화 상태”라고 설명했다.
라이 총통은 예산 통과 지연이 실질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예산이 늦어지면 대만이 우선순위에서 밀려 핵심 무기·장비 인도가 지연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대만의 자국 수호 의지를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올해 1조2500억대만달러, 약 58조원 규모의 국방특별예산을 편성했다. 방공망 구축과 인공지능(AI) 체계 가속화, 비중국 공급망 강화 등이 핵심 목표다.
세부 계획에는 M109A7 자주포,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공격용 자폭 드론 알티우스-700M·600 등 미국산 무기 도입이 포함됐다. 연안 감시·공격과 폭탄 투하가 가능한 각종 드론 약 20만대 확보 계획도 담겼다. 미국 무기 도입 규모만 약 111억달러, 약 16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대만 입법원에서는 국방특별예산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전체 113석 가운데 여당 민주진보당은 51석에 그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여소야대 구조다. 제1야당 중국국민당은 새 국방예산이 대만해협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