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정해놓고 당원·의원 통보 대상 삼아”
8일 최고위원 대화·10일 의원총회 진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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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득구(왼쪽부터)·이언주·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조국혁신당과 합당 계획이 담긴 대외비 문건이 공개되면서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배분 등 구체적인 합당 방식을 정해둔 채 의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퍼진 것이다. 당은 합당 절차 등에 대한 실무 검토일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합당 반대파는 대외비 문건을 공개와 합당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 관련 대외비 문건을 공개하고 작성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그 자료에 왜 합당 추진의 구체적인 일정과 완료 시한, 지명직 최고위원의 배분, 심지어 탈당자와 징계자에 관한 특례조항까지 들어있는 것이냐”며 “이미 협의하고 매우 구체적인 내용까지 정해놓은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황 최고위원은 “지도부 자리는 흥정의 카드가 아니다. 공천은 협상의 전리품이 될 수 없다. 합당은 정체성, 민주성, 투명성, 공개성 4가지 원칙 위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합당 논의를 지금 당장 멈춰달라. 지방선거 이후에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최고위원은 “합당 시한을 정해놓고 달려가는 속도전, 최고위원에게조차 대외비인 문건,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당원과 의원들을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 통보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진짜 독단”이라고 직격했다.
이날 민주당 내부에서 혁신당과 민주당은 5주 이내에 혁신당과 합당을 추진하는 계획이 담긴 대외비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이 문건에는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내어주고, 민주당에서 탈당하거나 징계받은 혁신당 인사들이 오는 6·3 지선에 출마할 경우 공천 및 경선 심사에서 감점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 논의되지 않은 실무 문건이라면서, 유출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식 회의에 보고되지도, 논의되지도, 실행되지도 않은 실무자의 작성 문건이 유출되는 일종의 사고”라며 “사무총장께서 누가 그랬는지 엄정하게 조사해 주시고 책임을 물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합당 제안에 따른 절차와 과거 사례를 정리하는 건 당연히 실무자가 해야 할 일”이라며 “문서 작성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유출 경위가 중요한 쟁점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당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대외비 문건을 ‘밀실 합당’의 증거로 지목하고, 정 대표가 의원과 당원들을 ‘패싱’했다고 보고 있다. 박홍근 의원은 “단순한 실무 차원 검토라고 하기에는 추진 일정과 방식이 지나치게 정교하며 이는 이미 내부적으로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돼 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가 최근 선수별 의원들과 잇따라 간담회 갖고 있는 상황이 합당 추진 명분을 쌓기 위한 ‘보여주기 정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 대표는 지난 5일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와 만나고, 이날은 4·5·6선 중진 의원 오찬과 3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건태 의원은 “선 합당결론, 후 의견수렴은 당원주권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한준호 의원도 “당원께 묻고 의견을 듣고 함께 결정하겠다는 약속이 형식적인 절차로만 남아 있는 듯한 모습 앞에서 많은 당원들께서 깊은 혼란과 상실감을 느끼고 계신다”며 “지선 이전의 합당 추진은 지금 이 시점에서 중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3선 의원 간담회에서 “원내대표께 빠른 시간 안에 전체 의총도 소집해 줄 것을 제가 요청을 드렸다”며 “이번 일요일 날(8일)은 긴 시간 최고위원님들과도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