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장관 “‘담합하면 회사도, 내 인생도 망한다’ 만들어야” [세상&]

“기업 담합, 법인 과징금 중심 제재 머물러 있어”
“법정형 최대 징역 3년 수준…공소시효마저 짧아”
“수사기관 협력체계 구축, 리니언시 창구 정비 필요”


정성호 법무부 장관.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6일 “물가 왜곡하는 기업의 가격 담합, 강력한 개인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검찰의 집중수사로 생필품 분야와 한전 입찰에서 대규모 담합이 적발됐다”며 “밀가루 시장에서만 5년간 6조원대, 설탕 시장에서 4년간 3조원대, 한전 입찰에서 6000억원대 담합이 벌어져 일부 가격이 최대 66%나 올랐고, 그 부담은 국민들에게 전가됐다”고 언급하며 이같이 적었다.

정 장관은 “더 심각한 것은, 이들이 과거에도 동종 담합으로 여러 차례 적발된 전력이 있음에도 같은 짓을 반복해 왔다는 것”이라며 “범법자들이 국민과 법질서를 우습게 여기고, ‘걸려도 남는 장사’로 여겨왔는지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물가를 왜곡하고 국민 삶을 두고 장난을 치는 조직적 담합을 근절하려면 미국처럼 담합을 계획하고 실행한 임직원과 배후자 등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법인 과징금 중심 제재에 머물러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개인 형사고발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법정형 역시 ‘최대 징역 3년’ 수준으로, 최대 14년인 캐나다, 최대 10년인 호주, 미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또 “그래서 공소시효마저 짧다”며 “공정위와 수사기관 간 효율적인 협력체계 구축과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제도)’ 창구 정비 등 제도 개선도 시급하다”고 했다.

정 장관은 “법무부는 국회 및 관계부처와 적극 소통하며, 제도를 바꿔 나가겠다”며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도 개선을 요청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담합을 ‘걸려도 남는 장사’가 아니라, ‘담합하면 회사도, 내 인생도 망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불공정 반칙을 막고 민생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민 생활필수품 담합 사건 집중수사를 통해 설탕·밀가루 가격담합 및 한국전력공사 입찰담합 등 서민경제 교란사범 52명을 기소했다.

지난 2일 검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총 담합 규모는 9조9404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국내 제분사 7곳의 밀가루 가격 담합 규모를 5조 9913억원, 제당사 3곳의 설탕 가격 담합 규모는 3조 2715억원으로 규정했다. 전력업체 10곳의 한전 입찰 담합 규모는 67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은 같은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검찰의 수사 결과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검찰이 큰 성과를 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무회의에 이를 공유하고, 법정형 상한 개정 등 제도 보완방안, 담합업체들의 부당이익 환수방안, 부당하게 올린 물가 원상복구 방안 등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며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등 공개 석상에서 일부 독과점 업체들의 가격 담합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적극 대응을 지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