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에 ‘쑥뜸방’ 설치한 구청장 “전액 사비” 해명에도 주민들 ‘부글부글’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이해충돌 논란
쑥뜸 침대·좌욕기·환기후드까지 설치
구의회 여당의원들 행정사무조사 예고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청사에 개인용 쑥뜸방을 설치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옛 구설수까지 들춰지며 비판 받고 있다.

4일 부산 북구와 구의회에 따르면 오 구청장은 약 6개월 전부터 구청 내부에 개인 전용 ‘쑥뜸방’을 설치해 이용했다가 논란이 일자 최근 철거했다.

‘쑥뜸방’ 설비가 철거된 뒤 모습. [부산 북구 제공·뉴시스]


해당 설비는 직원 숙직실과 샤워실 맞은편에 위치한 창고 용도의 공간을 개조한 것이다. 이 공간에는 침대와 쑥뜸 기구, 난방기구, 좌욕기는 물론 연기를 빼기 위한 별도의 환기 시설까지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구청 직원들은 해당 공간이 있는 지 조차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서 오 구청장은 쑥뜸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청사를 사적용도로 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해충돌방지법 제13조에 따르면 구청장 등 공직자는 공공기관이 소유하거나 임차한 건물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에 대해 오태원 구청장은 지난 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구청 내부 구석에 사용되지 않던 창고에 전액 개인 사비로, 공무원이 아닌 민간업체를 통해 설치했다”, “몸이 좋지 않아 치료 목적으로 마련했지만 업무시간 외에 사용했다”고 해명하고, “공공청사 일부 공간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같은날 논평을 내 “사비로 장비를 구입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공공청사를 개인 건강관리 공간으로 사용한 행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구청장의 청사 내 ‘쑥뜸방’ 설치에 관해 행정사무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법 위반이 확인되면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는 입장이다.

오 구청장이 논란이 되는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24년 발달장애인 아동과 부모에 대해 공개 석상에서 “낳지 말았어야 하는데 낳은 잘못”이라고 실언해 공분을 샀고,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구청장에 당선되기 전인 2021년에는 취약계층을 위해 100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무상으로 지어 주겠다고 양산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통 큰 기부’로 주목받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량 홍보 문자를 발송하고, 재산을 축소·누락 신고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항소한 뒤 위헌법률심판까지 제청해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