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전문직도 당했다” 신종 사기에 전재산 18억 날릴 뻔…경찰 보자 ‘오열’

대구남부경찰서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원룸에 ‘셀프 감금’돼 있던 40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경찰의 개입으로 18억원 상당의 재산을 잃기 직전 구출됐다.

4일 대구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대구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A씨는 1월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으로부터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당분간 보호관찰을 해야 한다’며 ‘원룸을 단기 임차해 외부와 접촉하지 말라’는 피싱범 말에 남성은 일주일 동안 원룸에 스스로 갇힌 채 지시에 따라 주식 등 금융 자산 18억원 상당을 현금화했다.

그러다 1월 29일, 연락이 안 되는 걸 이상하게 여긴 피해자의 지인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위치를 추적해 피해자를 찾아냈다.

피해자는 범죄단체가 발송한 문자메시지에 담긴 URL을 클릭해 휴대전화는 이미 해킹당한 상태였다. 그는 경찰이 원룸에 찾아온 직후에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았다는 말을 선뜻 믿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관이 경찰신분증을 제시하고 112에 직접 전화를 걸어 신분을 확인시켜준 뒤에서야 A씨는 자신이 범죄에 속았다는 걸 받아들인 듯 다리에 힘이 풀리며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보였다.

A씨는 원룸에 셀프 감금되기 전 미리 챙겨온 식료품으로 끼니를 때웠고 가족에게도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A씨의 가족들도 연락이 완전히 두절되지 않아 A씨가 범죄에 속아 셀프 감금 중이란 사실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직 종사자였던 그는 10여년간 모은 주식 등 재산을 처분해 마련한 총 18억원을 범죄 단체에 송금하려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폰으로 몇차례에 나눠 송금을 시작하려던 A씨는 때마침 도착한 경찰 덕에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는 전문직 종사자인 40대였고 사실 확인을 위한 시도를 했음에도 휴대전화가 해킹돼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상태에서 피싱범의 말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구속수사, 보호관찰 등을 구실 삼아 원룸 등에 셀프 감금된 채 피싱범 지시만 따르도록 하는 수법이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수사기관은 절대 그런 요구를 하지 않는 만큼 의심스러운 연락을 받으면 가까운 경찰서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