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I용 GPU 진출 선언…엔비디아 독주 대항마 야심

탄 CEO “설계 총괄 책임자 영입”
1.4나노급 기술 파운드리도 순항
“메모리칩 부족 2028년까지 지속”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


미국의 반도체 제조사 인텔이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AI칩 설계 경쟁력을 강화해 엔비디아 독주체제에 도전장을 던지는 한편, 대만 TSMC가 장악한 파운드리(위탁생산) 구도에도 미국내 AI칩 생산으로 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스코 시스템즈 주최로 열린 ‘AI 서밋’에서 “최근 매우 유능한 GPU 설계 총괄책임자를 영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탄 CEO는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퀄컴에서 영입한 GPU 전문가 에릭 데머스를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데머스는 최근 링크트인을 통해 수석부사장으로 인텔에 합류한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탄 CEO는 GPU 개발 프로젝트가 지난해 암(Arm)에서 영입한 데이터센터 부문 책임자 케보크 케치치언 총괄수석부사장(EVP)의 지휘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GPU는 데이터센터와 밀접한 관계”라며 “고객사들과 협력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뭔지 정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GPU 사업에 나서 양산에 들어가게 되면 미국 내 AI 칩 생산이 본격화하게 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칩 제조사들은 지금까지 TSMC에 생산을 대부분 맡겨왔다.

탄 CEO는 차세대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자사 파운드리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몇 고객사들이 인텔 파운드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관심이 초미세 공정인 ‘1.4나노급’(14A) 제조 기술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탄 CEO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화웨이가 최고의 반도체 설계 전문가들을 영입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중국 반도체 산업은 핵심 장비가 부족한데도 ‘자력갱생식(poor man’s way)’으로 AI 분야를 선도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가 보기엔 화웨이 설계자들은 우리보다 아주 조금 뒤처져 있을 뿐이고, 방심하면 그들이 단숨에 우리를 앞질러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개방형(오픈소스) AI 분야에선 미국이 이미 중국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 기술업계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탄 CEO는 앞으로 AI 산업 성장 속도가 둔화한다면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탄 CEO는 메모리 부족 사태에 대해 “2028년까지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텔 주가는 전일대비 0.90%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보합권에서 출발한 주가는 경영진의 AI 사업 재정비 의지가 전해지며 매수세가 유입, 상승폭을 지키며 장을 마감했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