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누빈 창업주” 임직원들 조용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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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4일 오전 故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고인은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주택건설의 날 동탑산업훈장(2005)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박상현 기자 |
[헤럴드경제(광주)=윤성현·박상현 기자] 광주광역시 서구 VIP장례타운에 마련된 중흥그룹 창업주 고(故) 정창선 회장의 빈소에는 하루 종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재계 인사뿐 아니라 교육계, 문화·체육계, 일반 시민까지 많은 이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실내에는 조문객들이 피운 향이 국화 향과 섞여 은은하게 퍼졌다. 조문객들은 고인을 기리며 묵념한 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겸 헤럴드·대우건설 회장을 비롯한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흰 국화 사이에 놓인 영정 앞에서는 분향을 마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빈소에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영면을 기원하는 조화가 길게 늘어섰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정성호 법무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 주요 인사와 단체장들의 조화가 빈소에 놓였다.
재계의 발걸음도 더해졌다. 김성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 황상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사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이사,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김우석 ㈜한화 건설부문 대표,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회장, 심광주 KCC건설 대표이사, 박치영 모아종합건설 회장, 양진석 광주경영자총협회 회장,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조화를 보내며 지역 경제를 떠받쳐 온 거목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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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중흥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창선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VIP장례타운에서 조문객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남도일보 제공] |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고인의 장남인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과의 인연으로 조문을 오게 됐다”며 “고인은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사업을 전국 규모로 확장시킨 훌륭한 기업가였다”고 말했다.
한상원 장례준비위원장(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고인과는 광주상공회의소 전임 회장으로 인연이 있다”며 “격동의 시대를 온몸으로 견디며 기본과 원칙, 신뢰로 길을 만들어온 지역 경제의 큰 어른”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맨손으로 창업해 원칙과 성실을 지켰고, 협력업체를 섬기는 리더십이 있었다”며 “늘 사람을 따뜻하게 품고 화합과 합치를 강조하셨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또 “정 회장은 상공회의소 회장 재임 당시 ‘지역이 살아야 기업이 산다’는 신념 아래 지역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묵묵히 실천해 왔다”며 “저도 농부의 아들이고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온 과정이 닮아 많이 배웠다. 그래서 장례준비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양진석 광주경영자총협회장도 “지역의 큰 어른이 서거하셔서 마음이 아파 조문을 왔다”며 “많은 분들이 함께 애도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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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으로 활동했던 고(故) 정창선 회장의 모습. [중흥그룹 제공] |
종교계의 발길도 이어졌다. 4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중앙승가대학 총장 월우스님과 포교부장 정무스님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진우스님은 방명록에 “극락왕생을 발원합니다”라고 남겼다.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와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이 차례로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3일 빈소를 찾은 김영록 전남지사는 “고인께서 보여주신 고결한 신념과 열정은 우리 지역 사회에 큰 귀감이 됐다”며 “고인의 발자취를 기리며 삼가 명복을 빌고, 평안히 안식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고인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신념으로 중흥그룹을 국내 중견 건설그룹으로 키워내며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셨다”고 적었다. 이어 “주거환경 개선과 도시 발전을 통해 지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헌신했고, 교육·문화·복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범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정 회장은 나눔을 꾸준히 이어가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적극 실천한 인물”이라며 “2012년 설립한 중흥장학회를 통해 매년 200여 명의 광주·전남 지역 고교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고 회상했다. 또 “2011년부터는 재단법인 광주한마음장학재단 이사장도 맡아 미래 꿈나무를 위해 힘을 쏟았다”며 “고인의 열정과 사랑이 우리를 숙연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남 목포)은 빈소를 찾아 “고인은 평생 광주·전남 경제를 지탱해 온 지역 경제계의 큰 거목이었다”며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안타깝고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님의 뜻을 잇는 훌륭한 인재들이 있는 만큼 중흥그룹은 앞으로도 광주·전남 경제에서 맡아온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으로 본다”며 “광주·전남 통합이 거론되는 시점인 만큼 지역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은 “한국 건설업계와 지역 경제를 밝히던 큰 별이 졌다”며 “건설업계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평생 지역공동체 발전에 헌신해 온 고 정창선 회장의 발자취는 깊은 의미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균 전라남도의회 의장도 “전남의 한 시대를 밝히던 큰 별이 졌다”며 “건설업계의 산증인이자 호남을 대표하는 언론사 회장으로서 전남 경제와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해 평생 헌신해 온 고 정창선 회장의 열정과 공헌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신정훈·정진욱·정준호·민형배·박균택 의원과 문인 북구청장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평생을 현장에서 보낸 고인을 기리는 중흥그룹 임직원들의 슬픔은 더 짙었다. 오랜 세월 고인과 고락을 함께한 관계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조문객을 맞이하면서도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한 임직원은 빈소 입구에서 영정을 바라보다 조용히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은 늘 ‘답은 현장에 있다’며 공사 현장을 직접 발로 뛰셨던 분”이라며 “빈소에 서 있으니 그분의 호령 섞인 가르침이 다시 귓가를 맴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회장을 지낸(2018~2024)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도 고인을 ‘지역 경제의 큰 어른’으로 기억했다. 이 관계자는 “재임 기간 코로나19가 터졌는데 사무국 직원 복지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셨다”며 “중점 추진 계획으로 지역 경제 회복에 힘을 쏟고, 30년 된 노후 회의소 건물도 리모델링하는 등 회원들의 사기 진작에 애쓴 온화한 리더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