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돌려주고 싶다” 365만원 올해도 기부, ‘얼굴없는 천사’ 사는 이 도시

익명의 기부자가 전달한 현금과 손 편지 [단양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충북 단양에서 익명 기부자가 3년째 나눔을 이어가며 세상에 온기를 더하고 있다.

2일 단양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3시께 5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군청 주민복지과를 찾아 현금 365만원이 든 봉투를 사무실 프린터 위에 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공무원들이 여성을 따라가 인적 사항을 물었다. 하지만 여성은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며 “봉투에 내용이 있으니 따라오지 말고 들어가라”고 말한 뒤 청사를 빠져나갔다고 한다.

봉투 안에는 손 편지와 현금 365만원이 함께 있었다.

기부자는 편지에서 “나란 사람은 늘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고 난 뒤에 조금이나마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돌볼 여력을 미세하게나마 느끼고 있다니 너무 죄송하고 미안할 뿐”이라며 “나만이 행복과 즐거움을 누리기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 단양에서 받은 행복을 다시 단양에 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게나마 누군가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빛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은 정성을 모아 여러분의 손길에 맡기게 됐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필체 등을 보면 동일 인물이 2024년부터 매년 명절을 앞두고 365만원을 같은 방식으로 전달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하루 1만원씩 1년간 모았을 기부금을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고 했다.

군은 기부금을 저소득 취약계층 가구에 전할 방침이다.

이러한 기부자 외에도 ‘얼굴없는 천사’는 지역 곳곳에서 하얀 날개를 펼쳐보이고 있다.

경기 가평군 청평면사무소에 따르면 한 익명의 독지가가 지난 9년간 해마다 수백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익명의 기부자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 지원에 써달라며 성금 1000만원과 손편지를 모금회 모금함에 두고 갔다고 전한 바 있다. 전북 전주시에는 2000년부터 25년째 선행을 이어가는 독지가가 성금을 둔 채 사라지고 있다. 전주시는 이 독지가의 선행을 본받고 그 뜻을 알리고자 인봉로 일부 구간을 ‘얼굴없는 천사의 거리’로 지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