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연구원, “경남도, ‘기업적 경영주체’로 탈바꿈해야”

싱가포르 모델 분석 보고서… ‘경제자치도’ 전환과 규제 혁파 제언
진해·가덕도 연계 ‘트라이포트 배후’를 동북아 핵심 거점으로 육성


싱가포르의 차세대 혁신 거점인 풍골 디지털 디스트릭트(Punggol Digital District, PDD) 현장 모습. 주롱도시공사(JTC) 주도로 비즈니스·대학·커뮤니티를 통합해 혁신 에코시스템을 구축한 아시아 대표 스마트도시 모델이다. [경남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창원)=황상욱 기자] 경남도가 단순 제조업 거점을 넘어 물류·금융·첨단산업이 결합한 ‘동북아 경제수도’로 도약하려면 싱가포르 모델을 접목한 파격적인 ‘경제 자율권’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남연구원은 2일 ‘싱가포르 혁신성장의 원동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경남도의 ‘기업적 경영주체’ 전환을 제안했다. 기존 제조업 중심 성장을 넘어 규제 혁파와 자율권을 갖춘 ‘경제자치도’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싱가포르의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시스템을 도정에 이식해 기업 유치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4년 IMD 국가경쟁력 평가와 세계 디지털경쟁력 순위에서 각각 1위를 기록하는 등 주요 지표를 석권하고 있다. 연구원은 이러한 성공 비결로 경제개발청(EDB)과 주롱도시공사(JTC) 등 전략 기관들이 단일 목표 아래 긴밀히 협력하는 ‘범정부적 접근(Whole-of-Government)’ 시스템을 꼽았다.

연구원은 이를 경남에 적용해 경남테크노파크, 경남연구원, 투자경제진흥원 등 각 기관의 기능을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 구축을 제시했다. 특히 산업단지 개발부터 운영, 기업 유치까지 원스톱 지원하는 주롱도시공사(JTC) 모델을 벤치마킹해 경남의 노후 산단을 비즈니스와 주거·문화가 공존하는 복합 공간으로 대개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남의 지정학적 강점인 ‘트라이포트(항만·공항·철도)’ 활용 방안도 구체화됐다. 싱가포르가 환적 화물 경쟁력을 기반으로 금융·IT 산업을 키웠듯, 진해와 가덕도 신항 배후단지에 물류와 금융이 결합한 스마트 비즈니스 도시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병주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북극 항로가 개척되면 부산·경남 항만의 지정학적 입지가 싱가포르보다 유리해질 수 있다”며 “진해·창원 일대를 싱가포르를 넘어서는 동북아 비즈니스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 산업을 글로벌 가치사슬(GVC) 상위 단계인 설계·R&D 중심 고부가가치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는 과제도 담겼다. 연구원은 인력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싱가포르의 평생교육 시스템 ‘스킬스 퓨처’를 참고한 제조 인력 재교육과 산업 구조조정 연착륙 병행을 조언했다.

경남연구원의 이번 연구 결과는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과 우주항공청 개청 등 굵직한 현안과 맞물려, 경남 경제를 첨단 서비스업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정책적 근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