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맛? 르메르맛? 명품 콧대에 ‘OO맛’ 뜬다더니… [언박싱]

까르띠에 가격 인상에 카시오 거래량 50%↑
르메르맛 유니클로 등 저가 유사 상품 인기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에 걸린 까르띠에 외벽 광고. [연합]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중고 거래와 디자인이 유사한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고가 제품의 문턱이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안 소비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까르띠에는 지난달 27일 가격을 인상했다. 탱크 아메리칸 워치 스몰 모델은 625만원에서 675만원으로 8.0% 올랐다. 베누아 워치 미니 모델(옐로우 골드·핑크 골드)은 2280만원에서 2470만원으로 8.3% 인상됐다. 인상 전 제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는 한때 오픈런이 형성될 정도로 소비자가 몰리기도 했다.

중고 거래도 늘었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최근 일주일간(1월 23~30일) 거래된 까르띠에 중고 제품은 10건으로 집계됐다. 가격도 뛰었다. 까르띠에 탱크 머스트 워치는 지난달 21일까지 570만~580만원대에 거래됐지만, 가격 인상 하루 전인 26일부터 600만원대 거래됐다. 28일에는 650만원까지 올랐다. 크림 관계자는 “고가 명품 특성상 평소 거래 빈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며 “가격 인상 여파로 중고 거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번개장터에서도 고가 주얼리 거래가 활발했다. 번개장터 세컨핸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빠르게 거래된 아이템은 불가리 비제로원 화이트 골드 목걸이다. 53.39초 만에 판매됐다.

지난달 27일 까르띠에가 가격을 올리며,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카시오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크림 애플리케이션(앱) 캡처]


까르띠에 가격이 오르자 반사이익은 카시오가 누렸다. 이른바 ‘까르띠에맛(까시오)’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다. 지난달 30일 기준 ‘카시오 LTP-V007L-7B1’은 크림 급상승 패션 잡화 1위, 전체 인기 순위 8위에 올랐다. ‘카시오 LTP-V007L-9B’는 잡화 2위, 전체 35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크림에서 거래된 카시오 시계는 2979건으로, 지난해 12월 1985건 대비 50.07% 증가했다.

유니클로도 마찬가지다. 유니클로의 C 컬렉션 등 디자이너 협력 제품이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저지 배럴 레그 와이드 팬츠는 ‘르메르맛’으로 입소문을 탔다. 4만원대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대안 상품이 됐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매 시즌 정기적으로 다양한 협업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일부 제품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여러 차례 재입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가 큰 만큼 중고 명품, 유사 디자인 상품으로까지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며 “수요가 줄지 않고 있기에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