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낮춘 경남 ‘열린도지사실’, 체감 성과 눈길

창원·진주 등 민원 3300여건 해결
‘체감형 행정’ 돋보여, 투명성 제고


경남도 열린도지사실의 중재로 창원시 동읍 내단계 마을에 신설된 버스 중간 승차장 [경남도 제공]


[헤럴드경제(창원)=황상욱 기자] 경남도청 본관 1층에는 권위적인 출입 게이트 대신 도민을 먼저 맞이하는 곳이 있다. 민선 8기가 시작된 지난 2022년 8월 ‘도민의 애환을 직접 듣겠다’며 문을 연 ‘열린도지사실’이다. 개소 3년 차를 맞은 이곳이 단순한 민원 창구를 넘어 도정의 정책 사각지대를 메우는 실질적인 소통 혈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는 열린도지사실이 개소 이후 처리한 민원은 총 3382건에 달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에만 778건이 접수됐으며, 창원과 진주, 김해 등 인구 밀집 지역의 목소리가 컸다. 주목할 점은 책상 앞에 앉아 법령만 따지는 대신, 담당자들이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조율점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가 창원시 동읍 내단계 마을의 교통 불편 해소다. 노인 6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 어르신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500m를 걸어야 했던 불편을 겪어왔다. 열린도지사실은 현장에서 어르신들의 고충을 직접 확인한 뒤 관계기관과 협의해 마을 인근에 중간 승차지점을 신설하며 해묵은 숙원을 해결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도 공을 들였다. 최근 진주 시내 한 마을에서는 고령의 노모와 장애가 있는 자녀가 함께 거주하며 행정 지원 신청조차 자력으로 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접하고 담당자들이 현장에 동행했다. 복잡한 신청 서류 작성부터 실질적인 지원 체계 연결까지 전 과정을 도와 마을 관계자가 직접 해결해 감사 전화를 받을 만큼 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곳의 진가는 반복되는 민원을 ‘도정 정책’으로 격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개별 민원 해결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개선안을 도출해 내는 방식이다. 산불 피해 지역의 관광진흥개발기금 상환 유예를 정부에 건의하거나 지역 업체 참여 확대를 위해 입찰 방법을 조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부터는 직소 민원 접수 내역을 지역별·분야별 통계 데이터로 분석해 도 누리집에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민원 데이터를 단순한 기록이 아닌 경남의 미래 정책을 설계하는 귀중한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열린도지사실 관계자는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지 않는 난제일수록 현장에서 차선책이라도 찾아내려 노력한다”며 “도민의 작은 목소리가 정책에 즉각 반영되는 문턱 없는 소통 체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