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성폭력 문제 제기했단 이유로 전보된 선생님, 700일만에 승소

지혜복 교사. 뉴시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교내 성폭력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전보·해임된 교사 지혜복(61) 씨가 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2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는 지씨에 대한 전보 무효 확인 소송에서 선보 처분 취소를 판결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상담부장이었던 지씨는 2023년 5월 여학생 다수가 남학생들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여학생 31명 중 29명이 언어적 성희롱 등을 목격하거나 겪었다고 답했다. 지씨는 학교·교육청에 문제를 제기하던 중 다른 학교로 전보됐다.

학교 측은 교사 정원 감축에 따라 선입선출 기준으로 전보 대상자를 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지씨와 시민사회는 이를 성폭력 사안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고 주장했다. 지씨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른 부당전보라며 전보 처분 철회를 요구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은 지씨를 공익신고자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씨는 이후 ‘부당 전보’라고 주장하며 출근을 거부하고 1인 시위를 하다가 해임됐다. 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은 지씨를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지씨)의 사건 신고가 공익신고에 해당하고 따라서 원고는 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며 “원고에 대한 전보 처분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반하는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지씨는 이날 선고 이후 법정 앞에서 “피해 학생 학부모님도 마음 무겁게 탄원서와 의견서를 냈는데 그분들에게도 얼른 이 소식이 닿고 무거움을 내려놓길 바란다”며 “학교에 문제 제기를 하다 저처럼 고통받고 학교를 떠난 그런 교사들이 온전히 보호받기를 원한다. 그분들에게도 오늘 이 판결이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