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선 앞두고 다시 떠오른 통일교 변수…다카이치 행사 ‘파티권’ 논란

주간분슌 “통일교 관련 단체가 참가비 입금”
다카이치 측 “새로운 접점 없어”…자민당 유착 의혹 재점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내달 8일 중의원 총선을 앞둔 일본 정치권에서 집권 자민당과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간 유착 논란이 다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관련 행사에 통일교 측 단체가 참가비를 납부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선거 국면에서 민감한 이슈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주간지 주간분슌 인터넷판은 다카이치 총리가 과거 대표를 맡았던 자민당 지역 사무소의 내부 장부를 인용해, 2019년 3월 해당 사무소 주최 행사에 통일교 관련 단체가 파티권을 구입해 총 4만엔을 입금한 기록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단체는 ‘세계평화연합 나라현연합회’로, 통일교와 연관된 외곽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행사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끌던 자민당 지부가 주최한 ‘지부장 출판 축하 행사’였으며, 파티권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참가비 명목으로 판매되는 것이다. 주간분슌은 또 2012년에도 통일교 관계자 3명이 별도의 행사 파티권 6만엔어치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파티권은 합법적인 정치자금 모금 수단이지만, 2023년 말 불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에서 비공식 자금 조성의 핵심 경로로 지목되며 민감한 사안이 됐다. 이 때문에 이번 보도 역시 자민당과 종교단체 간 관계를 둘러싼 논란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2년 자민당 의원들의 통일교 연루 의혹이 확산됐을 당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선거 응원 없음, 행사 참석 없음, 금전 교환 없음”이라며 교단과의 관계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의 자체 조사에서도 다카이치 총리와 통일교 간 직접적인 접점은 공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역 사무소 측도 이번 보도와 관련해 “자민당의 당시 조사에 적절히 응답했으며, 이후에도 보고해야 할 새로운 접점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통일교 관련 단체가 파티권을 구입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과 통일교의 유착 의혹은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유세 도중 피격돼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범인이 통일교 신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됐고,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는 자체 조사를 실시해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을 내각에서 교체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최근에는 한국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른바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 문건이 일본 정치권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자민당만 290명의 국회의원을 응원했다”는 내용과 함께 다수 자민당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돼 있다.

이와 관련해 나가시마 아키히사 자민당 의원은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과거 통일교 신자였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최근 다시 교단의 지원을 받았다는 문건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경우 구체적인 유착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TM 보고 문건에서 이름이 32차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통일교 관련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자민당 지도부와 다카이치 총리에게 또 하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이후 형성된 유권자들의 경계심을 고려할 때, 종교단체와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은 선거 국면에서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