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특별시, 수도권 과밀 해법…핵심은 고도의 자치권” [민선 8기 혁신 지자체장을 만나다-이장우 대전시장]

‘대전·충남통합법’ 2년 전부터 다듬어
재정·인사 자치권 확보해야 자립 성공
중앙 기득권 저항…대통령 결단 필요

도시철도 2호선·유성터미널 현안 해결
‘대전 일류 경제도시로 경영’ 재선 포부
시정 공백 최소화, 당선 즉시 일할 준비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이 27일 오전 대전광역시청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대전시 마스코트인 ‘꿈돌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이상섭 기자



“6·3 지방선거 전 대전과 충남의 통합은 물리적으로는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헛껍데기’라면 시·도민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통합을 함으로써 시·도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7일 대전 서구 대전시청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물리적 결합을 넘어서는 화학적 융합을 강조했다.

1965년 충남 청양군에서 태어난 이 시장은 대전에서 대전고와 대전대 행정학과 등을 졸업하고 대전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이양희 의원 보좌진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 시장은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대전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 당선되며 제16대 대전 동구청장을 지냈다. 이후 대전 동구를 지역구로 제19대·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이후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제13대 대전시장으로 당선돼 시정을 이끌고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 대항마는 ‘고도의 자치권’ 확보된 대전충남특별시”

이 시장은 인터뷰에서 지방 소멸의 절박함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전·충남 통합의 당위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수도권으로 많은 청년이 계속 이주함으로써 지방 붕괴 위기가 정말 크지 않느냐”며 “이런 심각성, 지방 소멸과 수도권 과밀화 등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수도권 일극체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와 예산 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6·3 지방선거 전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제안하자 여당도 조속한 관련 법안 발의·통과를 추진하는 등 대전·충남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전·충남 통합 의제는 그동안 보수진영 주도로 추진돼 왔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국민의힘 소속의 이 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2024년 11월 행정통합을 선언했고 이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법안도 마련했다.

이 시장은 대전과 충남이 지향해야 할 모델로 싱가포르를 제시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자체 인구가 600만명이 안되는데 세계적인 도시 국가로 성장했다”며 “대전·충남이 그렇게 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통합 논의를 출발했고 양쪽에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시와 전문가들, 충남도와 전문가들이 6개월 가까이 법안을 가다듬어 통합법안을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시장이 강조하는 통합법안의 핵심은 실질적인 자립권이다. 그는 “통합법안의 핵심은 고도의 자치권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재정권, 조직 인사권, 실질적인 사업을 중앙정부 간섭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권한, 이런 것들을 대거 넣어놨는데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또 “관심도 없다가 이 대통령이 갑자기 얘기를 꺼내자 민주당 의원들이 180도로 바뀌어 통합의 전도사처럼 됐다”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특히 중앙정부 관료들이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대통령의 ‘5극 3특’도 좋은 구상이라고 본다. 문제는 그냥 물리적인 결합만으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라며 “지방정부가 지역 발전이나 현안 해결을 스스로 할 수 있게, ‘우리 도시는 우리가 만든다’고 할 정도의 권한 이양이 필요한데 중앙정부 관료들이 저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앙에서 ‘이건 못 준다, 저건 못 준다’고 하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성토했다.

이 시장은 관료 조직의 변화와 함께 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은 권한 등을 내주라고 하는데 각 부처 관료들이 안 주려고 그냥 계속 버티고 있다”며 “대통령이 지방분권에 정말로 의지가 있다면 그런 관료들에게 힘을 실어주면 안 된다. 권한을 지방으로 과감하게 넘겨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정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4년간 20조원, 1년에 최대 5조원 지원’ 같은 식으로는 안 된다”며 “특별법 안에 세수항목까지 확실하게 정해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충남이 통합될 경우 명칭에 대해서는 “1년 가까이 합의해 놓은 것이 대전충남특별시”라면서 “줄여서 부르면 안 된다. 대전광역시를 대광시, 부산광역시를 부광시라고 부르지 않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중앙 관료 기득권 저항이 걸림돌…대통령 과감한 결단 필요”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 시장은 입법부에서 쌓은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중앙 집권적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제가 구청장, 국회의원, 시장을 해보니 경험이 무척 중요하더라”며 “예를 들어 국회의원만 계속했다면 3선이 아니라 5선을 하더라도 지방정부에 대해 모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기초자치단체 등에 있던 사람도 행정 감각을 잃어버리는데 국회의원을 하다가 시도지사를 해 보면 중앙정부가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지방정부를 통제하는지에 대해 알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500억원 기준에 묶여 있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를 기형적 행정의 주범으로 꼽았다. 이 시장은 “이미 세상이 변해서 물가도 오르고 땅값도 오르고 건축비도 올랐는데 1000억원으로 올려도 될까 말까”라며 “이런 것을 정부가 사실상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대전의 해묵은 사업을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해결한 행정가라는 평가도 받는다.

이와 관련해 트램(대전 도시 철도 2호선) 사례를 들며 평소 소신을 밝혔다. 그는 “저는 지금 해야 할 일을 미루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을 치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트램 같은 경우 28년 만에 착공했는데 이미 오래 전 착공이 가능했던 일을 수년을 늦추는 바람에 총사업비가 7500억원 정도 추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중 40%는 시 예산인데 해야 할 일을 자꾸 늦추고 정책 결정을 미루면서 결국 시민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커진 것”이라면서 “계획은 치밀하게 하되 추진은 신속하고 빠르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전 숙원 사업들, 해결 국면…지역은 스스로 가꿀 수 있어야”

이 시장은 대전의 오랜 숙원사업들이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동안 답보상태였던 도시철도 2호선, 대전 호수공원, 유성터미널 등 현안들이 거의 다 마무리됐고 확정된 역세권 개발, 주차장 개발 등도 상당히 진척돼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행정적인 절차 개입 때문에 더 빠르게 갈 수 있던 것이 늦어지고 있다”며 “요즘은 지방정부의 역량이 중앙정부만큼 성장했는데 아직도 옛날 사고에 머물러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이제 지역은 지역이 스스로를 가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국가지도체제에서 대통령은 외교, 안보, 그리고 국가 전반의 경제 쪽에 중심을 두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전을 일류 경제도시로 경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전시장 재선 도전 공식화 시점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당연히 출마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기 때문에 출마선언은 그렇게 큰 의미는 없다. 또 시정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공백을 너무 많이 두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며 “최대한 공백 없이 시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선거 기간은 최소화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으로 당선되면 바로 다음 날부터 일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그런 전략을 이미 짜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시장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여부를 두고 갈라진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서는 먼저 “정당은 항상 ‘통합하자’는 쪽과 ‘일부 아닌 것은 정리하고 가자’는 쪽으로 나뉜다. 어떤 경우도 무조건 옳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총선 때 상황을 참고할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단호하게 내부를 정리하고 일사불란한 팀으로 만들었다”면서 “정당은, 특히 야당은 일사불란해야 한다. 당내 내부적인 갈등이 있으면 그것으로 망가진다”고 지적했다.

정리=이권형·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