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쿠팡 본사 압수수색…김병기 의혹 수사

김병기 업무방해 혐의 자료 확보
전보좌진 인사 불이익 요구 의혹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갖은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40분부터 쿠팡 본사 등 2곳에 수사관을 보내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당시 쿠팡 대표였던 박대준 전 대표 등을 만나 고가의 식사를 대접받고 쿠팡에 취업한 자신의 전직 보좌관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지난 8일 박 전 대표를 불러 김 의원과 식사를 하면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을 조사했다.

김 의원의 전 보좌진들은 의원실을 떠나고 1년여간 김 의원이 재취업을 막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김 의원은 오히려 자신이 전직 보좌관들로부터 모함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쿠팡에 입사한 제 전직 ‘문제’ 보좌직원이 제 이름을 팔고 다닌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박 전 대표와 만남은) 쿠팡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현재 13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와 고가 식사를 갖고 쿠팡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을 수수하고 의전을 요구했다는 의혹, 장남의 국가정보원 채용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강선우 의원이 공천 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이 의혹은 지난달 29일 강 의원과 김 의원의 대화 녹취가 공개되며 불거졌다. 녹취를 들어보면 강 의원은 김 의원에게 1억원 수수를 상의하며 “살려달라”고 말한다. 당시 강 의원은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김 의원은 서울시당 공관위 간사였다.

김 의원은 배우자 이모씨가 2020년 총선 국면에서 공천을 대가로 동작구 구의원에게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전직 동작구 구의원 2명은 2023년 12월 작성한 탄원서에서 이씨에게 돈을 줬다가 선거가 끝나자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동작경찰서가 이 탄원서를 확보하고도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남은 것은 김 의원의 소환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6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김 의원의 13가지 의혹에 대해 필요한 압수수색도 거의 진행됐다”며 “조사 준비가 되는 대로 출석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아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