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잠 논의 석달째 공회전…특별법부터 제정해야”

유용원 의원실 주최 ‘한국형 핵잠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긴급토론회’
문근식 교수 “특별법 제정으로 IAEA에 국가 단위 관리체계 입증해야”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佛과의 협력 제안
장원준 교수 “한미 팩트시트 후속 조치 필요…양국 공동 법제도 인프라 정비해야”

2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K-SSN)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당시 한미가 합의한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이하 핵잠) 건조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안정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고 부처 협력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부터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2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K-SSN)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작년 10월 한국형 핵잠 건조가 공론화된 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며 “미국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하고 국내 부처 간 칸막이 현상을 제거해야 한국형 핵잠 건조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한국형 핵잠 추진에 앞서 대통령 직속 관리체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규모 예산 집행과 산업 연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 교수는 “IAEA는 핵물질 관련 기술보다도 ‘관리체계’를 더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민간이 아니라 국가에서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만든 후 핵연료부터 안정적으로 수급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억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전 방사청 소해함 사업팀장)도 핵잠 관련 예산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강조했다. 김 위원은 “특히 핵잠은 방사청 혼자가 아니라 국방부, 외교부, 과기부가 모두 참여해야 하는만큼 법의 뒷받침 없이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매년 국회 심의에 따라 예산이 휘청이는 초당기 예산 아래에서도 핵잠 추진은 어렵다”고 말했다.

2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K-SSN)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왼쪽부터) 김두억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박노벽 전 한미원자력협정 대사,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 정우성 잠수함연맹 이사,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가 토론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


저농축 우라늄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우리가 프랑스에 뭔가 줄 수 있어야 핵잠에서도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방산 분야 협력도 가능하고, 원전 건설에서도 한국이 납기는 확실히 보장하는만큼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는 최고 수준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분야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역시 앞으로 잠수함에서 사용한 핵연료 처리 문제를 고민해야하는만큼 프랑스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4월로 예정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방한을 기회로 삼아, ‘준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발전시키고 업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한미 공동 팩트시트가 마련되긴 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지적하며 “한국이 서둘러서 미국과 함께 국내법뿐 아니라 미 의회 검토 절차도 병행해 공동 법령 제정이 필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주도 오커스 동맹을 하면서 2023년부터 미국과 핵잠 도입을 위한 법·제도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핵잠 특별법 ‘투트랙’ 방식을 제안했다. 장 교수는 “우선 핵 안전, 수출통제, 군사기밀 등을 아울러 단일 법률로 먼저 추대하는 방법이 있고, 다음으론 호주처럼 기본법을 제정한 다음 핵 안전이나 수출통제, 방위산업 생태계 등 관련법을 패키지 개념으로 제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