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사칭 사기 상담 급증

작년 1분기 4건 → 4분기 205건
“상담내용 바탕 형사고발 조치”


소상공인 A 씨는 지난해 ‘서울시청 총무과’로부터 이메일로 발주 주문서를 받았다. 헤어드라이기와 샴푸를 주문하겠다는 것이다. 곧이어 스마트폰으로 ‘서울시청 총무과 주무관 정○○’의 명함이 전송됐다. 이메일 계정이 서울시가 아닌 G-메일로 온 것을 이상하게 여긴 A씨는 서울시청에 직접 전화해 정씨를 찾았다. A씨는 서울시 총무과 직원으로부터 “정○○ 씨는 근무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120다산콜재단에 접수되는 공무원 사칭 사기 관련 상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수집된 상담내용을 바탕으로 형사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120다산콜재단에 접수된 공무원 사칭 사기 관련 상담이 총 375건에 달했다. 분기별로 1분기 4건, 2분기 15건에 그쳤지만, 3분기 151건, 4분기 205건으로 하반기 들어 크게 늘었다. 특히 4분기에는 3분기에 비해 35.8% 증가했다. 앞서 언급한 A씨의 사례는 실제 120다산콜에 접수된 것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신고센터와 120다산콜재단을 통해 수집한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허위 공문, 위조 명함 등 증거자료를 수집해 형사고발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피해주의보를 발령하고 ‘공무원 사칭 사기 피해 신고센터’를 운영해 왔다. 사칭범들이 사기를 시도했던 중·소상공인의 업종은 인테리어, 의류·주방용품·문구 등 유통업, 광고, 제조, 음식점, 조경, 방역·청소, 전기공사 등 다양했다. 사칭범들은 공무원을 사칭해 위조 명함이나 허위 공문을 내세워 물품을 대량으로 주문했다. 이후 제3의 가짜 판매업체를 소개해 ‘대리구매’를 요청해 대금을 선입금하게 만드는 수법을 주로 이용했다.

특히 중소상공인에게 대리구매를 유도하는 주요 수법은 ▷감사위원회 감사 대응을 이유로 해당 물품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압박하며 대리구매를 요청하는 ‘압박형’ ▷예산 부족을 내세워 소상공인이 공공기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대리구매를 부탁하는 ‘호소형’ ▷추후 수의계약 업체로 선정해 주겠다고 약속하며 대리구매를 요청하는 ‘유인형’ 등이다.

사칭범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세 가지 특징으로는 ▷개인 휴대전화 사용 ▷지메일 등 외부 이메일 이용 ▷대리구매 요청 후 판매업체 소개가 있다. 이는 중·소상공인들이 사칭 사기를 의심해 볼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공무원 사칭 사기 범죄가 업종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고센터에 즉시 연락하여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