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선점한 SK하이닉스…‘脫엔비디아’ 겨냥 HBM 공급전 가열

‘HBM3E 12단’ 단독 공급
엔비디아 종속 탈피 바람에 빅테크 AI 칩 성장 재촉
빅테크 자체 AI 가속기 두고 HBM 경쟁 점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체 인공지능(AI) 가속기 ‘마이아(Maia) 200’.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체 인공지능(AI) 가속기 ‘마이아(Maia) 200’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단독 공급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전’이 엔비디아를 넘어 빅테크 기업들로 본격 확장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6일(현지시간) MS가 공개한 ‘마이아 200’에 5세대 제품인 HBM3E 12단을 단독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이번 ‘마이아 200’이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의 최신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추론에 최적화된 칩이라고 밝혔다.

자사 1세대 제품인 ‘마이아 100’보다 성능은 30% 향상됐다. HBM 탑재 용량은 ‘마이아 100’의 64GB(기가바이트)보다 3배 이상 늘어난 216GB로 소개했다. 36GB짜리 HBM3E 12단 제품이 총 6개가 들어가는 셈이다.

현재 ‘마이아 200’을 미국 아이오와주 데이터센터에 투입했고,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의 데이터센터에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마존의 자체 AI 가속기 ‘3세대 트레이니엄(Trainium)’과 구글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보다 성능이 우월하다고 주장해 빅테크 기업 간의 AI 가속기 성능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11~12월 구글과 아마존이 잇달아 자체 AI 가속기를 공개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이달 최신 AI 가속기를 선보이면서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경쟁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챗GPT로 제작]

지난해 11~12월 구글과 아마존이 잇달아 자체 AI 가속기를 공개한 데 이어 MS도 새해 들어 최신 AI 가속기를 선보이면서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보다 싸면서 전력 소모는 덜한 자체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주요 작업이 ‘훈련’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면서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ASIC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가속기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추론이나 경량 모델의 학습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ASIC이 선택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구글 TPU는 AI 추론 비용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25%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자사 생성형 AI ‘제미나이 3.0’을 통해 TPU의 성능을 과시한 데 이어 외부 판매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ASIC 시장의 성장은 엔비디아를 최대 고객사로 삼고 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선 HBM 고객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HBM3E까지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1위 사업자로 공고한 지배력을 유지해왔으나 ASIC 시장의 성장은 2, 3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글 TPU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 경쟁을 하고 있다.

MS의 이번 사례에서 보듯 자체 AI 가속기의 세대가 진화할수록 HBM 탑재량이 늘어나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호재다.

아마존 역시 2세대 트레이니움의 HBM 용량은 96GB였으나 3세대 트레이니움은 144GB로 늘어났다.

2027년 주무기가 될 구글의 8세대 TPU, 아마존의 4세대 트레이니움, MS의 마이아 300 등에는 6세대 제품인 HBM4가 탑재될 전망이다.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는 29일 열리는 2025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언급할 HBM4 공급 현황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4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의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2월부터 샘플이 아닌 정식 제품 공급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SK하이닉스는 이미 대량의 유상 샘플을 엔비디아에 공급 중인 만큼 최종 테스트 통과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