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은 ‘절도’…노동부, 작년 악의적 체불 사업주 강제수사 1350건

체포·통신·압수수색 총동원…압수수색 영장 1년 새 30%↑
고액·상습 체불은 구속 원칙…소액 체불도 체포영장 집행


서류 속에 남은 진실, 압수수색으로 드러나다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의·악의적 임금체불 사업주를 상대로 한 강제수사가 지난해 135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포영장만 644건, 압수수색·검증영장은 144건 발부됐다. 정부는 임금체불을 ‘절도’로 규정하고, 체불 규모와 관계없이 강제수사를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7일 공개한 2025년 임금체불 강제수사 실적과 주요 사례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진행된 강제수사는 총 1350건으로, 체포영장 644건, 통신영장 548건, 압수수색·검증영장 144건, 구속영장 14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사업주가 체불 사실을 부인하거나 거짓 진술을 하는 경우 범죄 혐의 입증을 위해 발부되는 압수수색·검증영장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노동부는 체불 사업주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강제수사를 적극 활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제공]


근로감독관의 출석 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거나, 사업주 소재 파악이 필요한 경우에는 통신영장과 체포영장을 병행해 활용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강제수사 실적을 보면 전체 건수는 2023년 1040건에서 2024년 1339건, 2025년 1350건으로 늘었고, 압수수색 영장은 같은 기간 94건에서 144건으로 증가했다.

노동부는 고의·악의적 상습 체불의 경우 하나의 임금체불 사건에 여러 종류의 영장을 동시에 적용해 구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고령의 여성 청소노동자 10명의 임금과 퇴직금 약 8900만원을 체불한 뒤 호텔과 모텔을 전전하며 도피하던 사업주가 통신영장을 통해 위치가 추적돼 체포·구속됐다. 이 사업주는 체불 이후에도 추가 체불을 이어가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됐다.

임금체불 사업주 끝까지 추적한다… 체불하고 도피한 사업주 체포영장 집행 [고용노동부 제공]


대전에서는 여러 음식점을 운영하며 노동자가 임금체불로 퇴사하면 새로운 노동자를 채용해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14명의 임금 약 3400만원을 체불한 사업주가 구속됐다. 금융계좌 압수수색 결과, 지급 능력이 있음에도 사적 용도로 자금을 사용하며 계획적으로 체불한 사실이 확인됐다. 부산북부지청에서는 지적장애인 노동자 등 110명의 임금 9억1000만원을 체불하고, 일부 노동자에게 대지급금을 신청하게 한 뒤 이를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6000여만원을 부정 수령한 사업주가 구속됐다.

체불 금액이 소액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창원에서는 일용노동자 1명의 임금 중 잔여 5만원을 체불하고 출석 요구에 반복적으로 불응한 제조업체 대표가 통신영장과 체포영장을 통해 실거주지에서 체포됐고, 체불 임금 전액을 즉시 지급했다. 외국인 노동자 폭행과 임금체불, 요양병원 폐업 과정에서 수십억 원대 임금·퇴직금을 체불한 사례 등에서도 압수수색과 구속 수사가 이어졌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체불로 생계 위기에 처한 노동자에 대해서는 대지급금 제도를 통해 신속히 보호하되, 사업주에 대한 형사 책임은 끝까지 묻겠다”며 “임금체불은 어떤 경우에도 용인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고히 자리 잡도록 구속 사례를 지속적으로 축적·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