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특별법 지연 문제 삼은 듯
디지털 규제·쿠팡 이슈까지 불만 누적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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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관세왕(The Tariff King)’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미지를 공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 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합의 이전 수준으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를 포함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한미 통상 관계에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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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 한국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적은 게시글. [트루스소셜 캡처] |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 한국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난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적었다. 특정 품목을 넘어 국가별 관세 전반을 거론한 점에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 양국을 위한 위대한 합의를 했고, 2025년 10월 29일 내가 한국에 있을 때 그 조건을 재확인했다”며 “그런데 왜 한국 입법부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관세 인상 명분을 한국 국회의 ‘합의 이행 미비’로 분명히 적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국회의 승인 문제는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이른바 대미투자특별법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안보·무역 분야 합의를 도출했고, 같은 해 11월 13일 해당 내용을 정리한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팩트시트에는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지원 또는 승인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통상과 안보를 연계한 포괄적 합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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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오른쪽)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는 모습. [연합] |
이후 양국은 11월 14일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MOU에는 이행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자로 관세 인하 조치를 소급 적용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해 12월 4일 관보 게재와 함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
한국 국회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1월 26일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이후 심사 절차가 지연되면서 아직 통과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점을 문제 삼아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세 인상 압박의 배경이 국회 절차 지연 하나에만 국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측은 무역 합의 이후 한국 국회가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현재 논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에 대해 반복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자국 기업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실제 지난 23일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방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디지털 규제 환경과 플랫폼 감독 강화 움직임이 미국 정부 전반의 불만 요인으로 누적돼 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발언이 즉각적인 관세 집행으로 이어질지, 혹은 협상 압박을 위한 정치적 메시지에 그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를 비롯한 핵심 수출 품목을 직접 거론하며 수치를 명시한 만큼, 한국 정부로서는 합의 이행 문제와 통상 파급 효과를 동시에 점검해야 하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