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많이 만들수록 외산만 배 불린다”...핵심 부품 국산화율 40%대 ‘빨간불’

무협 “한국, 공급망 리스크 취약”
핵심 부품 영구자석 88.8% 중국 의존
일본은 핵심 부품 시장 점유율 60~70%


한국이 로봇 활용 역량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소재와 부품의 높은 해외 의존도 탓에 공급망 위기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구조적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AP]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로봇 활용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핵심 소재·부품의 높은 해외 의존도 탓에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로봇 출하량에서도 70% 이상이 내수에 집중돼 글로벌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로보틱스 산업 지형 변화와 한·일 공급망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 세계 4위, 로봇 밀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로봇 활용도 면에서는 글로벌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로봇 시장은 전체 출하량의 71.2%가 내수에 집중된 구조다. 반면 산업용 로봇 설치 세계 2위인 일본은 출하량의 70% 이상을 수출하고 있어, 세계 시장 경쟁력에서 차이가 벌어진다.

두 국가 간 격차의 핵심 원인은 공급망 상의 구조적 차이에 있다. 우리나라는 로봇 구동에 필수 소재인 영구자석의 88.8%(2025년 기준)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정밀감속기와 제어기 등 핵심 부품 역시 일본과 중국이 최대 수입국이다. 소재·부품 국산화율이 40%대에 머물면서 로봇 생산이 늘어날수록 외국산 부품 수입도 함께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감속기와 모터 등 핵심 부품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60~70%를 보유한 하모닉드라이브(감속기), 야스카와(모터) 기업들을 바탕으로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잇는 안정적인 ‘수직 통합형’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은 고정밀 산업용 로봇시장에서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한국 로보틱스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공급망 안정화’와 ‘신시장 주도’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하며 다음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제언했다. 핵심은 ▷수요-공급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R&D) 강화 ▷국산화 리스크 분담 및 공공 수요 창출 ▷재자원화 체계 고도화 등을 제시했다.

진실 무협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로봇 활용 역량은 뛰어나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며 “그동안의 제조활용 중심의 전략을 공급망 안정화 전략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것이 향후 로보틱스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