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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부] |
성과공유제 플랫폼·유통·대리점까지 법 개정 추진
기술탈취 제재 강화… 최대 50억 과징금 검토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정부가 관세협상·해외순방·APEC 등 경제외교 성과를 중소·벤처기업 등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대·중소기업 상생 성장전략’을 내놨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된 이번 전략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대미(對美) 동반진출 재정지원 2배 확대, 상생협력기금 5년 1.5조원 이상 조성, 개방형 혁신·스마트공장·성과공유제 확장, 기술탈취 제재 강화 등을 성과로 내놨다. 제도 정착 점검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상생점검회의’도 신설됐다.
전략은 크게 △경제성과의 직접 공유·확산 △대→중소기업 성과 순환 경로 강화 △플랫폼·금융·방산 등 상생 생태계 확장 등 3대 방향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2023년)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경제외교 성과가 중소기업으로 파급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기업의 해외 현지투자 확대에 따른 납품구조 변화, 기술탈취 문제, 제조업 중심의 상생 프레임 등으로 ‘성과 확산 경로’가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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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5년 12월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정부 확보 GPU 중기 사용토록…대기업·중기 美 동반진출 시 “지원 2배”
정부는 21일 오전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로 개최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중소기업 상생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 후속 이행 방안으로, 대중소기업이 성과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모두의 성장’을 구현하기 위한 과제를 담고 있다.
정부는 AI 핵심 자원인 GPU의 경우 정부가 확보한 5.2만장 가운데 약 1만장을 중소·스타트업에 30%를 배분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사용료의 경우 시장 가격의 5~10%만 내고 AI 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산이다. 정부의 GPU 공급은 과기부가 맡고, 적합 업체는 중기부가 찾아 매칭하는 방식이다.
또 대기업-중소기업 동반 해외진출 지원액도 늘렸다. 특히 대미 투자 동반 진출의 경우 지원 규모를 3년간 20억원(기존 10억원)으로 상향했다. 미국이 아닌 지역도 최대 15억원까지로 지원액을 늘리고, 보증 200억원 연계를 더해 ‘자금+보증’ 패키지로 밀어준다. 중기부는 동반진출 사업을 통해 해외 판로 개척, 현지 프로젝트 참여, 공동 납품·설비·자재 공급 등 실질적 수익과 학습효과가 중소기업에 축적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상생협력기금 규모도 늘어났다. 상생협력기금은 기존 연평균 2600억원대였는데, 앞으로 5년간은 연 3000억원 이상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이 늘어나는만큼 스마트공장이나 안전보건, ESG 등 민관 공동사업과 새로 신설되는 ‘지식확산형’ 사업의 재원도 늘어난다. 상생협력기금 전체 집행액 가운데 정부 매칭 사업 비중은 오는 2030년까지 20%(기존 14%)로 끌어올린다.
기금의 쓰임새도 바뀐다. 기존에는 출연 기업의 협력사 등 ‘특정 대상’ 중심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상생협력기금 내에 비(非)협력사 지원까지 포함한 ‘공동협력사업’을 신설하고, 지원 대상 중소기업·소상공인을 공모로 선정하는 방식도 도입한다. 협력사만 챙기면 ‘수직 납품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생태계 전체로 환류 범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대기업 노하우 중기에”… ‘지식확산형’ 신설, 장비배치·경영기법까지 공유
중기부가 내세운 또 하나의 축은 ‘대기업 지식·기술·노하우 확산’이다. 지금까지 상생협력기금 기반 지식공유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안전보건, ESG 등 특정 사업에 부속된 형태가 많았는데, 이를 넘어 장비 배치, 공정·물류 최적화, 품질관리, 경영기법 등 ‘일반 지식’까지 확산시키는 지식확산형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장벽은 ‘기술 자체’보다도 현장에 적용하는 운영 역량인 경우가 많다. 스마트공장이나 제조AI 도입도 결국은 레이아웃, 데이터 수집, 인력 재배치 등 종합 운영능력이 좌우한다. 중기부는 정부-대기업 협업을 통해 이런 운영 지식을 이전하고, 중소기업의 생산성 개선과 품질 안정화가 가능하도록 지원 틀을 짜겠다는 구상이다.
현장형 사업으로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확대가 눈에 띈다. 중기부는 대기업·공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예산을 올해 2026년 400억원(2025년 340억원)으로 늘린다.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과 함께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때, 구축 비용 일부를 정부가 매칭 지원하는 구조(기업당 최대 1.2억원 한도)다.
AI 분야 상생형 스마트공장은 도 2026년 20개사(2025년 8개사)로 확대하고, 국비 분담률도 상향한다. 일반형 분담률(정부:대기업:중소기업)이 30:30:40라면, AI 분야는 50:20:30으로 정부 부담을 늘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부담 비중을 낮췄다. 제조AX가 ‘생존’의 조건이 되는 시점, 투자 여력이 약한 중소기업이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가 직접 부담을 지겠다는 의미다.
▶성과공유제, ‘플랫폼·유통·대리점’까지 확대
제도개선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성과공유제 적용 대상 확대다. 지금은 수·위탁 거래 중심인데, 이를 플랫폼·유통·대리점 등 모든 기업 간 거래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기부는 이를 위해 상생협력법 개정(2026년 상반기)을 추진한다. 거래 구조가 제조 하도급 중심에서 플랫폼·유통·서비스로 이동한 만큼, 상생의 적용 범위도 산업 현실에 맞게 넓히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성과공유 유형 가운데 현금·현금성 공유(지식재산권 공유 등)에 대한 동반성장평가 인정 방식을 개선한다. 현금·현금성 공유 금액은 2배 인정하는 방식으로 우대하고, 물량 확대는 신제품·신기술 개발에 한해 위탁기업 발주 금액만 인정하는 등 ‘정량평가의 왜곡’을 줄이겠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공공부문에서는 동반성장평가 대상 공공기관을 현행 134개 기관에서 전체 공공기관(2025년 기준 331개)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기타공공기관에 대한 평가대상 선정 기준을 2026년에 마련한 뒤, 2030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동반성장 지표의 ‘무게’가 커진다. 재경부(기재부) 과제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평가에서 동반성장 관련 배점을 상향(예: 공기업 1.5→2점, 2→2.5점, 준정부 1→1.5점)키로 했다.
▶납품대금연동제 “원재료→에너지 비용까지”
중기부는 납품대금 연동제의 적용 범위도 넓힌다. 주요 원재료 가격 연동을 넘어, 전기·연료 등 주요 에너지 경비까지 확대하는 방향이다. 관련 법 개정 경로는 이미 일정이 제시돼 있다. 상생협력법은 본회의 통과(2025년 11월 13일)로 오는 2026년 12월 시행되고, 하도급법은 법사위 통과(2025년 12월 3일) 이후 절차를 밟는다. 중기부는 연동제 현장 안착을 위해 연동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직권조사 면제 등) 확대도 추진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등이 보유한 기술을 탈취할 경우 처벌 수위를 높였다. 중기부는 공정위·지재처 등과 함께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 법원의 행정기관 자료제출 명령권 신설 등 피해 입증의 난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한다. 또한 2026년 1월부터 범부처 기술탈취 합동 대응단을 꾸려 원스톱 대응체계를 운영한다.
핵심은 수단은 제재다. 현행 제도는 시정권고 위주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중기부는 기술탈취 기업에 대한 행정제재를 시정명령, 벌점 등으로 확대하고, 중대 위법행위에는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매기겠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현실화를 위해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기술개발 투입 비용 반영, 가이드 마련·배포도 포함됐다.
정부는 과제 이행을 ‘발표’로 끝내지 않겠다는 장치도 달았다. 대통령 주재 ‘민관합동 상생협력 점검회의’를 신설해 추진과제를 정례 점검한다. 회의는 중기부-동반위가 주관하고, 10대 그룹 및 협력사, 경제단체·학계, 관계부처 등이 참여한다. 실무부처인 중기부가 민간 대기업과의 접점을 넓히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는 구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