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보험사 기본자본비율 50% 의무화…“후순위채 의존 관행 깨라”

금융당국, 보험사 기본자본비율 제도 시행
자본성 증권 발행에 의존한 관행 개선 유도
조기 상환 계획 시 킥스 비율 80% 유지해야
미이행 시 적기시정조치…9년 간 경과조치


금융당국이 보험회사 건전성 규제를 강화한다. 후순위채 의존 관행을 개선해 자본의 질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보험업권 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2023년 3조2000억원에서 2025년 9조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보험회사는 내년 1월 1일부터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5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기본자본 비율은 보험사가 보유한 자본 중 손실이 나면 곧바로 메울 수 있는 ‘진짜 돈’의 비중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그간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등 빌린 돈으로 킥스 비율을 맞춰온 관행을 바로잡고, 자본구조의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3일 이런 내용의 ‘보험회사 기본자본 킥스 비율 제도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기본자본 비율은 기본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등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해 일정 규모의 자본을 쌓아둬야 하는데, 이 최소 기준이 요구자본이다. 가용자본은 보험사가 실제로 보유한 자본을 뜻한다. 현행 제도상 가용자본이 요구자본의 100% 이상이면 건전성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문제는 가용자본의 구성이다. 가용자본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나뉜다. 기본자본은 자본금, 이익잉여금처럼 회사가 실제로 가진 돈이다. 손실이 나면 곧바로 메울 수 있다. 반면 보완자본은 후순위채처럼 빌린 돈이다. 손실 보전에 제약이 있고, 이자 비용이 재무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행 제도는 가용자본의 질에 대한 기준이 없다 보니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으로 비율을 맞추는 데 치중해 왔다.

실제로 보험업권 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지난 2023년 3조2000억원에서 2024년 8조7000억원, 2025년 9조원으로 급증했다. 즉, 이번 제도는 가용자본 중에서도 기본자본 비중을 절반 이상 유지하도록 해 자본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비율 기준을 50%로 설정했다. 금리·주가·환율 변동에 따른 시장위험액이 요구자본의 45.7%(2024년 말 기준)에 달하는 점, 현행 제도가 보완자본을 요구자본의 50%까지만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 유럽의 보험사 건전성 기준인 솔벤시(Solvency)Ⅱ와 은행권 보통주자본 비율 규제 수준도 참고했다.

기본자본 비율이 기준에 미달하면 적기시정조치를 받는다. 0~50% 구간은 경영개선권고, 0% 미만은 경영개선요구 대상이다.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할 때는 상환 후 기본자본 비율을 80% 이상 유지해야 한다. 양질 또는 동질의 자본으로 차환하는 경우에는 50% 이상을 유지하면 된다.

제도는 보험업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을 거쳐 2027년 1월 1일 시행되지만, 보험업계가 적응할 수 있도록 적기시정조치 부과에 9년간 경과조치를 적용한다. 내년 3월 말 기준 기본자본 비율이 50%에 미달하는 보험사에는 최저 이행 기준을 부과한다. 해당 시점의 비율을 기준으로 2036년 3월 말까지 50%에 도달하도록 분기별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2027년 1분기 기본자본 비율이 14%인 A 보험사는 매 분기 약 1%포인트씩 비율을 높여 2036년 1분기에 50%를 달성해야 한다. 최저 이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1년간 이행 기간을 부여하고, 2년 연속 미달 시 경과조치가 종료돼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중 기본자본이 취약한 보험사로부터 개선계획을 제출받고 이행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