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8.9%·평균 14.1% 금리 …사실상 담보대출인데 신용대출 수준 이자
정산금 묶은 상환 방식에 금감원 점검…플랫폼 금융 적정성 쟁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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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유진] 쿠팡 플랫폼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쿠팡파이낸셜의 대출상품이 출시 약 반년 만에 빠르게 확대되면서, 플랫폼 기반 금융의 금리·상환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은 지난해 7월 말 출시 이후 12월까지 총 1958건이 취급돼 누적 대출금액이 181억7400만원에 달했다. 작년 말 기준 대출 잔액은 134억1400만원이며, 해당 상품은 같은 달 29일부터 신규 판매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이 상품은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를 대상으로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해 주되, 연 최대 18.9%의 금리를 적용하는 구조다. 월별 평균 금리는 출시 초기인 지난해 7월 14.0%에서 12월 14.3%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했으며, 7~12월 전체 평균 금리는 14.1%로 집계됐다. 12월 말 기준 대출 잔액에 평균 금리를 적용해 단순 계산할 경우, 출시 이후 약 5개월 동안 7억~8억원 수준의 이자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논란의 핵심은 대출의 실질적인 성격과 금리 산정 방식이다. 해당 상품은 연체가 발생할 경우 판매자의 쿠팡 정산금에서 원리금을 우선 회수하도록 설계돼 있다. 또 판매자의 쿠팡 매출 가운데 일정 비율(5~15%)을 정산일에 맞춰 자동으로 대출 상환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대출 상환 재원이 상당 부분 사전에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담보대출에 준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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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 모습 [연합] |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점에서 적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쿠팡이 플랫폼 운영자로서 입점업체의 매출과 정산 구조를 관리·통제하는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출 위험이 일반적인 신용대출보다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플랫폼의 거래 데이터와 정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상환 안정성을 확보하고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했다면, 그 타당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쿠팡파이낸셜에 대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대형 유통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입점 판매자에게 과도한 금융 부담을 지웠는지, 대출 취급 및 상환 방식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부합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히 자동 차감 방식이 판매자의 자금 흐름과 사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설명·고지됐는지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쿠팡 측은 해당 상품이 중저신용자 등 금융 접근성이 낮은 판매자를 위한 상품인 만큼 고금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용자 가운데 약 90%가 중저신용자이며, 절반가량은 월평균 매출이 1000만원 이하라는 설명이다. 쿠팡파이낸셜은 여신전문금융업자로서 시중 은행보다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상품이 일정 수준의 매출과 판매 이력을 갖춘 판매자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플랫폼 구조가 신용 리스크를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실제로 경쟁 플랫폼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입점 사업자 대상 대출 상품은 쿠팡파이낸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고금리 여부를 넘어, 플랫폼 사업자가 거래 중개와 정산을 넘어 금융 영역까지 확장하는 과정에서 입점 판매자에게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했는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에 따라 플랫폼 기반 금융의 역할과 한계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