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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테랑 챔프 슈퍼렉을 완파하고 승리한 나빌 아난 [원챔피언십 공식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미국프로농구 NBA에서 2m24㎝의 거인 빅터 웸반야마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면, 세계 무에타이 판에도 못지 않은 생태계 파괴자가 있다.
메이저 격투기대회 원챔피언십(ONE Championship)의 무에타이 밴텀급 챔피언 나빌 아난(21·태국/알제리)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9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는 나빌은 2026년 동 대회 동체급 킥복싱 타이틀 제패는 물론 상위체급인 페더급 정복을 위해 월장할 계획도 드러냈다.
나빌은 유럽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더 제너럴’ 조너선 해거티(28·영국)와 대결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고 표명했다. 나빌은 최근 원챔피언십 프로모션 인터뷰에서 “무에타이에는 (대결할 만 한 상대가) 해거티만 남은 것 같다”며 “그는 발놀림이 좋고 엘보 공격과 펀치가 강하다. 그와 싸우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당초 이들간 대결은 지난 해 11월 일본 도쿄 ONE 173에서 열렸어야 했다. 하지만 해거티가 태국 코사무이 전훈 캠프중 부상을 입어 결장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 했다. 이 대회에서 나빌은 대신 일본의 와지마 히로미와 페더급 체급의 킥복싱룰로 싸워 판정승 했다.
무에타이는 팔꿈치, 클린칭 중 공격이 전면 허용된다. 이와 비교해 킥복싱은 팔꿈치 공격이 금지되고 클린치시 바로 심판이 떨어뜨려 놓는다. 약간의 차이 같아도 경기 양상이 크게 달라지므로 원챔피언십에서는 이 두 종목을 구분해서 랭킹과 챔피언도 따로 둔다.
나빌의 소속팀은 해거티와 새해 대결을 계획중이라고 환기했다. 무산된 첫 경기에서는 나빌의 무에타이 벨트를 걸고 싸울 예정이었지만, 새로 추진되는 대결은 해거티의 킥복싱 벨트가 걸릴 수도 있다. 나빌 측은 공공연히 2관왕 욕심을 밝히고 있다.
지난 해 1월 니코 카릴로를 KO시키고 타이틀을 차지한 나빌은 무패의 시발점이었던 2023년 승리 이래 무서운 속도로 기량을 끌어올려 왔다. 거물 낙무아이인 ‘킥 기계’ 슈퍼렉(태국)과 지난 해 3월 리턴매치에서 첫 패배를 만회하는 완승을 거두며 난공불락의 위세를 떨쳤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이를 담아내는 피지컬이 반칙 수준이다. 그의 신장은 밴텀급(최소 61.3㎏, 수분유지 65.8㎏)으로는 언어도단이라 할 195㎝다. 어릴적부터 갈고 닦은 기본기가 더해지니 도무지 공략할 방법이 없다는 평가다. 특히 무릎과 팔꿈치까지 잘써 마치 3개의 팔이 달린 듯이 공격을 퍼부어 접근전에서도 단신 선수 상대로 우위를 유지한다.
과거 태국 무에타이 성지 룸피니를 석권했던 ‘무릎쟁이’ 디젤노이(64·태국)는 188㎝ 신장으로 라이트급에서 무릎치기만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상대가 없어 반강제 은퇴했던 그였지만 지금의 나빌이 신장은 물론, 운동능력과 공격 옵션이 월등히 우위다.
본격 체급 월장 가능성은 와지마와 직전 경기로 이미 현실화 했다. 생애 두 번째 킥복싱룰 경기였던 데다 페더급으로 치른 경기였음에도 낙승했기 때문이다. 20대 중반까지 꾸준히 근육을 붙여 나간다면 페더뿐 아니라 라이트, 웰터, 미들까지도 순차적으로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빌 측은 “모든 경기에는 매번 작은 문제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걸 극복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며 ‘계속 진화’를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