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7명 모집해 운반 맡겨 금 3.5㎏ 몰래 반입 시도
금 1돈 한국 75만원, 일본 70만원
일본 수입세 10% 회피 노린듯
현지 내수거래 후 환급 노려
![]() |
| 골드바가 지난 9일 독일 중서부 핵심도시 에센의 한 금 거래소에 전시돼 있다. 최근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금값이 크게 뛰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격투기 대회에서 딴 금메달이라고 속여 금을 밀수하려 한 일당이 일본 경찰에 적발됐다고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1돈(3.75g)당 국제 금값 시세는 68만원, 일본 금값은 70만원, 한국 금값은 75만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한국에서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금을 왜 그들은 일본으로 가져가려 했을까.
보도에 따르면 격투기 선수라고 밝힌 한국인 김모씨와 일본인 7명은 올해 1월 중순 인천공항에서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약 3.5㎏의 금을 밀수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 가격은 총 4700만엔(약 4억4000만원) 정도로 추산됐다.
김씨는 금을 운반할 20∼40대 일본인 7명을 모집한 뒤 각각 무게가 약 500g인 금메달을 하나씩 나눠줬다.
오사카 세관에 적발된 일본인 중 일부는 “(격투기) 대회에 나가 메달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달에는 운반을 담당한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으나, 대회에는 누구도 출전하지 않았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교도통신은 “금을 수입할 때 징수하는 소비세를 내지 않고 일본에 반입한 뒤 매각해 수익을 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경찰은 지난달 중순 김씨를 구속했고 다른 일당과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김씨는 혐의를 인정했으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한국에 있는 인물로부터 금 밀수를 부탁받아 작년 말부터 몇 차례 협력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값을 단순 계산하면 1돈당 한국에서는 75만원, 일본에서는 70만원가량 된다. 왜 김모씨 일당은 한국에서 더 비싼 금을 일본에 밀수하려 했을까.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금 포함 일반 상품에 부과하는 10%의 수입세에 주목한다. 금은 일본에 들여올 때 수입세가 붙지만, 일본 내에서 금을 사고판 뒤 해외에 수출할 때는 수입세를 환급해준다.
김씨 일당은 금을 일본에 몰래 들여와 일단 10%의 수입세를 회피하고, 다시 일본 현지업체를 통해 금 거래를 형식적인 내수 판매로 조작할 경우 오히려 10%의 수입세까지 환급받게 되는 것이다.
10%의 세금을 안 내고 오히려 10%의 세금을 환급받는 이중 사기구조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 100돈(약 7500만원)을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여올 때 750만원의 수입세를 내야 하는데, 몰래 들여와 이를 내지 않고, 오히려 이 금을 다시 한국으로 가져가며 750만원의 수입세 환급을 받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본을 다녀오면서 750만원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일본으로 몰래 가져가는 금의 중량이 클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러한 수입세 환급형 금 밀수 사기 범죄는 일본에서 자주 적발되는 전형적인 금 사기 범죄의 형태다.
금에 대한 수입세 부과 및 환급 제도는 일본 내수 금 거래에 대한 세수 확보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한국 등 해외에서 일본으로 금을 밀수하려는 강력한 유인 구조를 낳고 만 것이다.
일본 정부는 금 밀수 방지를 위해 지난 10여년간 금 반입에 따른 세관 신고를 강화하고 휴대품과 수하물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등의 입국자들이 금을 밀수하는 비중이 일본 전체 금 밀수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