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 이상 없다”…속도 붙는 ‘바이 코리아’

“보험적 금리 인하, 증시 상방 모멘텀”
시장, 향후 금리인하 경로에 더 주목
원·달러 안정세…한국 금리 인하 여력
외국인 반도체주 매수세 지속 전망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가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금리인하 결정 속보 방송을 틀어놓고 업무를 보고 있다. [UPI]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금리 인하가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단행됐다. 향후 증시 참가자들이 기대했던 ‘유동성 장세’가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소 매파적(긴축 선호)인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있었지만, 시장은 예상에 부합한 ‘보험적 금리 인하’와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책 모멘텀에 이어 금리 인하 사이클 본격화, 원/달러 환율 하락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의 주역으로 꼽히는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 코리아(Buy Korea·국내 주식 순매수)’ 행렬이 강화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37포인트(0.57%) 오른 3432.77에 거래를 시작했다. 앞서 전날 코스피는 FOMC 회의 결과를 둘러싼 경계감에 12거래일 만에 반락, 3410대에서 장을 마친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도 전날 코스피에서 350억원 순매도하며 8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하루 만에 코스피가 반등한 데는 미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하고, 분기 경제전망요약(SEP)에 담긴 점도표를 통해 연내 기준금리가 50bp 추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 게 큰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비둘기파(완화 선호)적 전망치가 확인된 셈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FOMC 결과가 코스피엔 상방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경기부양 드라이브까지 고려하면 “유동성 모멘텀과 경기회복 기대는 더 강화될 전망”이라면서 “이는 최소한 2026년 상반기까지 코스피 대세 상승에 있어 중요한 동력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개시한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보험적·선제적 금리 인하’란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를 두고 “리스크 관리 차원의 인하(a risk management cut)”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보험성 금리 인하 국면에서 S&P500은 9.9%, 나스닥은 11.5%, 다우지수는 9.7% 각각 올랐다”면서 “과거 모든 보험성 금리인하 기간 주요 지수는 예외 없이 상승했다. 성장주 중심의 투자 전략이 높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대내적으로도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한국은행의 운신 폭을 넓혀 부담을 덜어줬단 평가가 나온다. 미국(4.00∼4.25%)과 금리 격차가 1.75%포인트로 줄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걱정을 다소 덜어냈다.

최근 140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이 1380원 내외 수준까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엔 긍정적 시그널로 읽힌다. 코스피 지수를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고지로 끌어 올린 ‘일등 공신’ 외국인 투자자엔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9월 들어 전날 종가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6조7404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단기적 노이즈에 따른 변동장세는 불가피하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대형 반도체주의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코스피 등 국내 증시 주요 지표에 결정력이 강한 양대 반도체주 등을 중심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수급이 국내 증시 강세장을 이끌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보험성 금리인하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조선·방산 등 주도주 이익 모멘텀 개선, 정부 정책 모멘텀(3차 상법 개정안 및 배당소득 분리과세 절충안 기대감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제로 연말까지 대응 전략을 수립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신동윤·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