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임금체불 근절 총력…상습사업주 신용제재·출국금지까지

7월 누계 1조3421억, 전년比 9.5%↑
집중 감독·퇴직연금 의무화·상습사업주 강력 제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범정부 임금체불 근절 추진 TF 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임금체불을 ‘임금절도’로 규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강력한 근절 대책을 내놨다. 올해 하반기 4개월간 집중 감독을 벌이고,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금융거래 제한·공공입찰 감점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일 고용노동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임금체불 근절 추진 TF’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임금체불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임금체불 규모는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도 경기 둔화와 산업구조적 요인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올해 7월까지 누적 체불액은 1조34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261억원)보다 1160억원(9.5%) 늘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임금체불은 단순한 금전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을 위협하는 ‘임금절도’이자 심각한 범죄”라며 “정부 임기 내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임금체불의 실질적 감축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단계 하도급 등 구조적 체불 요인을 원천 차단하고, 상습 체불 사업주에게는 강력한 제재를 통해 임금체불이 경제적으로 불리한 선택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석 전 청산·집중 감독


[고용노동부 제공]


정부는 하반기 동안 근로감독 대상을 기존 1만5000개소에서 2만7000개소로 확대한다. AI 분석을 활용해 체불위험 사업장을 선별하고, 재직자 익명제보를 통해 ‘숨은 체불’을 적발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지방자치단체 등과 합동점검도 병행한다.

추석 전후에는 ‘체불 집중 청산 지도기간’을 운영해 명절 임금 미지급 피해를 막는다. 청년 아르바이트·외국인 노동자 등 취약계층은 지방정부·노동권익센터와 연계해 상담·지원 체계를 강화한다. 집단 체불 사태에는 ‘체불 스왓팀’을 즉시 투입해 현장 지도를 벌인다.

사업주 융자 제도도 손본다. 기존 한도(1억5000만원)로는 대규모 체불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청산 의지와 사업 회복 가능성이 있는 경우 한도를 상향 조정한다. 대지급금 지급 범위도 현행 ‘최종 3개월분 임금’에서 ‘최종 6개월분’으로 확대한다.

퇴직연금 의무화·법정형 상향


정부는 체불의 구조적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건설·조선업 등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임금 구분지급제’를 도입하고, 발주자가 노동자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전자대금지급 시스템을 민간 영역까지 확산한다. 전체 체불액의 40%를 차지하는 퇴직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사외 적립을 강화한다.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제재도 대폭 강화된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상습체불사업주 근절법’은 신용제재, 공공입찰 감점, 보조금 지원 배제, 출국금지, 징벌적 손해배상(최대 3배) 등을 가능케 한다. 또한 체불 범죄의 법정형은 현행 3년 이하 징역에서 5년 이하로 상향된다.

김 장관은 “상습체불 사업주는 전체의 13%에 불과하지만 체불액의 70%를 차지한다”며 “더 이상 불법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없도록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체불행위는 도덕적 지탄을 받는 중대한 경제범죄라는 인식이 현장에 확실히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