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권한 확대·노동법원 논의 재점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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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 3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원·하청 교섭 구조와 교섭창구 단일화 방식 등 노사 지형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시행까지 남은 6개월 동안 정부가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느냐가 제도 안착에 직결될 전망이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28일 ‘현장지원 태스크포스(TF)’ 운영 방안을 발표한다. 지난 24일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 3월 시행이 확정된 가운데, 고용부는 TF를 꾸려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다. TF에는 노동관계 전문가와 노사정 대표, 지방노동관서 인력이 참여해 권역별 기업을 점검하고, 노사 협의 과정에서 컨설팅과 조기 중재를 제공한다.
정부는 사례를 수집·분석해 분쟁 시 조정 기준을 미리 제시,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사용자 범위 확대와 노동쟁의 사유 확장으로 원·하청 간 교섭이 급증할 수 있고,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도 지침 보완에도 불구하고 분쟁이 늘어난 전례가 있어 단순 행정해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사용자 범위 확대와 쟁의 사유 확장이다. 근로계약 당사자만을 사용자로 인정하던 기존 법과 달리, 앞으로는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도 사용자에 포함된다. 하청노조가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도 노조 활동의 문턱이 낮아졌다. 노동쟁의 역시 임금·근로시간뿐 아니라 정리해고, 경영상 결정, 단체협약 위반까지 포함된다.
이미 법원은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례를 내놓고 있다. 지난 7월 현대제철과 한화오션 사건에서 법원은 하청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원청이 “직접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실질적 지배력’을 근거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이런 판례가 쌓일수록 현장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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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식(가운데) 경총 회장을 비롯한 경제6단체 등이 앞서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노조법 개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정부는 합의가 불발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가 교섭 단위를 조정·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원·하청 노조가 하나의 교섭단위를 꾸리는 ‘공동교섭단위’ ▷공동대표단을 구성해 교섭하는 ‘공동대표단 교섭’ ▷노조별로 따로 교섭하되 결과를 연계하는 ‘연계교섭’ 등 세 가지 모델이 거론된다. 그러나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가 같은 테이블에 앉으면 임금 인상 재원 배분을 둘러싼 노노(勞勞)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다.
개정법 시행으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역할도 보다 중요해졌다. 원청이 하청노조 교섭 요구를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 사건으로 중노위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질적 지배력’ 인정 범위, 경영상 결정의 쟁의 대상 여부 등 모호한 조항이 많아 사실상 중노위가 최종 해석 권한을 쥐게 된다. 하지만 이미 사건 처리 건수는 2022년 85.8건에서 2024년 116건으로 늘어 업무 과중이 심각하다. 노동법원 설립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