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반 ‘즉각 수사’…노동당국, 10월부터 시정기회 없앤다

계도기간 후 적발 즉시 수사·과태료…과태료 상향도 검토
산업안전감독관 1300명 증원, ‘안전 관리 사각지대’ 해소 목표


7일 경기도 안양의 한 제조업체를 불시 방문해 산업재해 취약 사업장에 대한 밀착 점검하고 있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이르면 10월부터 안전 의무 위반 사업장에 대해 별도의 시정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즉각 수사에 착수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현재는 안전 의무 위반 사항이 적발돼도 10일간 시정지시를 내리고 사업장이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만 수사에 착수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한다. 사업주 입장에선 위반 사항이 드러난 후 시정 지시만 따르면 된다는 판단에 안전 의무에 소홀한 경우가 많았다.

27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이르면 10월부터 산업안전감독에서 안전 의무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시정지시 없이 즉시 수사에 착수하거나 과태료 처분을 한다는 방침이다. 범죄사실이 인지되면 검찰에 송치한다.

이는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지적한 사안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노동부가 (안전 의무 위반 사항을) 단속해도 시정하면 아무런 불이익이 없으니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제재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안전조치)는 ‘사업주는 굴착, 벌목, 운송 등 작업을 할 때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조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39조(보건조치)는 ‘사업주는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정한다.

그간 고용부 소속 산업안전감독관은 이런 안전·보건 의무 위반 사항을 적발해도 시정지시부터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는 근로감독관 집무 규정 제16조에 따른 것으로 안전·보건상 조치는 10일 이내 시정 기간을 부여하게 돼 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안전 의무를 지키지 않다가 적발되고 나서 시정지시에 따르면 처벌을 면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안전 의무를 지킬 유인이 없었다.

다만 고용부는 다음 달까진 계도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 기간 현장에 시정지시 없는 즉각 수사나 과태료 처분 방침을 알리고, 사업장에 난간이나 방호시설 등을 설치해 안전 의무를 지킬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계도기간에 현장 의견도 들을 예정이다.

고용부는 근로감독관 집무 규정을 고쳐 계도기간이 끝나면 즉각 즉각 수사나 과태료 처분 등 사법 조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과태료 상향도 검토한다. 현재는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경우 과태료를 최소 5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부과하는데 이를 높이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고용부 소속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산업안전 분야 근로감독관 인력을 기존보다 300명 늘리는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6급 135명, 7급 135명, 8급 30명이다.

현재 산업안전감독관은 900여명 수준으로 1인당 평균 2400개 사업장을 관리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충원에 더해 내년 1000명을 더 뽑아 총 1300명을 증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