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찾은 암참 “노란봉투법, 한국 부정적 영향 우려”

김병기 “불합리한 규제 개선, 당정 확고한 의지”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번 면담은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노란봉투법·2차 상법개정안 관련해 암참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한상효 기자] 국내 진출한 800여개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가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더 센’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 집권여당이자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오는 21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으로, 이날도 법안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병기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만나 “저는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한미 기술 동맹을 심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지금보다 더 많은 해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싶어 하는 가장 매력적인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치·규제 환경은 한국이 다국적 기업에 더 매력적인 투자지가 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이와 관련해서 저는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가 한국의 아시아 지역 허브로서의 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러한 의견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님과 공유했으며 전반적인 노동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위해 암참·고용노동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특히 “국회가 노란봉투법을 심의하는 데 있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업계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선 원내대표님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류 소프트파워의 지속적인 성장과 신흥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한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현재 중요한 지정학적인 전환기를 고려할 때 암참은 한미 양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과 한층 강화된 경제 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한미 경제 협력 가교 역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미 경제 협력은 양국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의 투자는 일자리 창출과 혁신 지역균형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산업협력은 한미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업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정책과 투명한 규제”라며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일은 정부와 민주당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기업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과 10월 APEC 정상회의에서 양측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암참의 국회 방문은 민주당이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 처리를 공언한 본회의를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 암참은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노란봉투법 시행 시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의 투자가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 회장은 당시 “노란봉투법이 한국의 경영 환경과 투자 매력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입법 중단을 촉구한 국내 8개 주요 경제단체의 공동 성명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했다. 암참뿐 아니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도 지난달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유럽 기업의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을 경고했다.

민주당은 21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이용우 원내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동계가 요구했던 근로자 정의 개정은 반영되지 않았고 재계가 가장 중요하게 요구했던 손해배상 책임 개별화 조항은 삭제됐다”며 노란봉투법 통과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원내부대표는 “만약 사용자로서 책임을 부담하고 싶지 않다면 하청 사업과 하청 노동에 관여하지 않으면 되고, 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수긍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