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박4일간 필리버스터 대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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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석이 대부분 비어 있는 가운데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주소현·한상효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8월 국회에서 쟁점 법안 처리를 밀어붙일 태세다. 국민의힘은 7월 국회에 이어 이번에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합의를 이루지 못한 여야는 8월 국회에서도 최소 3박4일 본회의 동안 강대강 대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18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여야 합의를 하려고 그동안 계속 노력했는데, 국민의힘이 태도를 굽히지 않는 상황”이라면서도 “(쟁점 법안들이) 다 올라가는 건 맞는데 순서는 아직 원내 회의에서 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8월 국회 본회의에서, 아직 처리되지 않고 남아 있는 방송 2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 상법 2차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일 열린 7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제출된 20개 법안 중 ‘방송3법’을 필두로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 등 5개 쟁점 법안을 후순위로 조정하는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제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예고한 필리버스터를 24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5개 쟁점 법안 중 방송법과 방문진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지난 7월 국회에서 진행된 만큼 오는 21일 개회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노란봉투법, 상법 2차 개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서는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 처리를 방해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를 재적 의원 3분의 1의 요구에 따라 종결 동의를 구할 수 있도록 한다. 종결 동의 제출 후 24시간 뒤 무기명 투표에 부쳐 재적 의원의 5분의 3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해당 안건은 바로 표결해야 한다. 필리버스터 중 해당 회기가 끝나는 경우 다음 회기 본회의에서 해당 안건은 바로 표결에 부친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본회의가 개회하자마자 방문진법에 대한 표결도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7월 국회에서는 방송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방송법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KBS 이사 수를 15명으로 늘리고 학계, 전문가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도록 한다. 지상파 및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사업자는 방송편성책임자를 선임하고 5명으로 구성된 편성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KBS·MBC·EBS 및 보도전문채널에는 사장추천위원회를 두고 보도책임자 임명을 구성원 절반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했다.
방문진법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은 각각 이사를 13명으로 증원하고 국회 교섭단체와 시청자위원회, 관련 학회와 변호사단체 등이 이사를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MBC와 EBS에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 두고, 14일 이내에 재적이사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 또는 결선 투표를 하도록 한다.
남은 법안 중 노란봉투법과 상법 2차 개정안은 기업 경영 활동을 방해하는 ‘반기업법’으로 꼽힌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게 원청 사용자와 교섭할 길을 터주도록 하고, 상법 2차 개정안에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분리 선출하는 감사위원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겨 재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지난 4일 안건 순서 변경 당시 이 법안들이 방송3법 뒤로 상정 순서를 미룬 건 민주당이 언론개혁을 앞세우면서도 반기업법 처리에 속도를 조절하려는 의도가 깔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법안들을 추가로 심의하기보다 시행령이나 추가 개정을 통해 재계의 요구를 절충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셈법이다.
국민의힘이 예고한 대로 쟁점 법안 하나당 ‘살라미’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국회 본회의는 일러도 24일 오후에나 종료하게 된다. 이 기간 국민의힘 전국당원대회(22일)과 한일 정상회담(23일), 한미 정상회담(25일) 등 굵직한 일정이 잡혀 있다.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21일 본회의는 예정대로 열린다”며 “아직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은 없다”고 말했다.

